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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18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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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을 방문중인 열두살의 캐나다 정보기술(IT)업계 재벌이 세계적인 기업가 못지않게 비전을 담은 연설로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는가 하면 ‘제2의 빌 게이츠’를 꿈꾸는 현지 10대들의 우상으로 떠올라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장 크레티앵 캐나다 총리가 이끄는 캐나다 무역대표단의 일원으로 중국에 이어 홍콩을 찾아온 캐나다의 웹디자인 업체 사이버텍스 디자인의 케이스 페이리스 회장.
페이리스 회장은 17일 홍콩 생산성위원회가 마련한 환영행사에서 어른 100여명을 앉혀 놓고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정보 기술 △실리콘밸리와 독점의 문제점 등에 대해 연설, 박수갈채를 받았다.
페이리스 회장은 이날 연설에 앞서 둥젠화(董建華)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과 만나 IT발전 방안 등을 논의한 데 이어 직접 자사 웹사이트(www.cyberteks.net)를 소개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부회장인 아버지 디펄 페이리스를 비롯해 직원 14명을 둔 자본금 수백만달러 규모의 이 회사는 미국과 캐나다에 유수 첨단기업 25개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페이리스 회장은 온타리오주의 런던 중학교 1년생인 9세 때 아버지의 권유로 컴퓨터를 처음 배운 지 3년 만에 전세계가 주목하는 IT업계의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페이리스 회장은 “일부 회사 관계자들은 사업 계약시 내가 너무 어리다고 깔보고 처음엔 다른 생각을 품다가도 업무처리 능력을 알게 되면 안심을 하곤 합니다”며 ‘꼬마’ 회장의 애로점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아버지를 비롯한 어느 누구도 자신의 지시를 ‘거역’하거나 아니꼽게 생각하지 않고 ‘회장’으로서 깍듯이 모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생산성위원회는 이날 행사에 앞서 홍콩주니어 총상회(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페이리스 회장에게 제1회 디지털 청년상을 수여했다.
행사장에 나온 10대 어린이들은 “그가 우리에게도 훌륭한 IT업계의 거두가 될 수 있다는 영감을 줬다”며 고마워했다.
붉은색 넥타이의 정장 차림으로 행사장에 나온 페이리스 회장은 낄낄대고 웃거나 기자들의 속사포 같은 질문에 수줍어하는 등 때때로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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