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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14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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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특히 산업은행 엄낙용(嚴洛鎔) 총재가 “구조조정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 취소(파산)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대우차 처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는 것이다.
경영진은 이미 구조조정 협조를 노조에 최후통첩했고 노조는 총파업으로 맞서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이번 주말이 대우차 사태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법정관리냐, 청산이냐〓인천지법이 최근 영화회계법인으로부터 받은 실사결과 보고서는 조건부로 존속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이윤승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14일 “조속히 매각되고 금융기관이 신차개발비 등을 상당기간 지원하며 구조조정이 원활히 되는 등 3박자가 잘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존속가치가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제조건들이 하나같이 ‘넘기 힘든 산’이다. 산업은행 엄 총재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파산’을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채권단은 올 7월 이후 대우차 영업수지가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고 지난해 11월부터 자금지원을 재개했다. 그러나 내수시장 부진과 자재부족, 노조 파업 등으로 올 들어 대우차 영업수지는 매달 1500억원 적자상태.
구조조정은 노조의 반발로 쉽지 않을 전망이며 이 경우 GM과의 매각 협상도 지지부진해진다.
▽최후통첩〓이종대 대우차회장은 최근 노조에 생산직 400명을 무급휴직처리하고 정리해고를 1주일 미루면서 희망퇴직을 한 차례 더 실시하겠다고 알렸다. 15일까지 이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16일부터 1785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실시하겠다는 것.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태세이고 정리해고가 시작되면 곧바로 총파업으로 맞설 계획이다.
총파업에 들어가더라도 이는 정리해고 대상인 부평공장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군산 창원공장은 자연감소분으로 이미 인력 조정이 끝났기 때문. 결국 노조는 이미 휴무에 들어간 부평공장을 점거 농성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정부의 공권력 행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GM 협상〓구조조정만 마무리된다면 GM이 인수의사를 표시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노사 갈등이 지속될수록 해외매각은 사실상 물 건너 간다. GM은 현재 15개 해외 생산법인 대부분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를 고비로 윤곽이 드러날 대우차의 앞길은 순탄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