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남아공 최연소 에이즈퇴치 운동가 엔코시 존슨

  • 입력 2001년 2월 5일 18시 23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최연소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퇴치 운동가인 엔코시 존슨이 4일 12회 생일을 맞았으나 최근 병세가 아주 나빠져 눈물의 생일파티를 치러야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에이즈로 인해 뇌에 손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으며 의사들은 더 이상 가망이 없다며 차라리 집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이날 그는 집에서 다소 기력을 회복했으나 자신의 생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튜브로 과일즙 등을 투여받았다.

이날 그의 학교에서는 그의 친구들과 타보 음베키 대통령 특사, TV 스타들이 몰려들어 주인이 자리를 비운 책상 위에 덩그렇게 놓인 케이크를 잘라야 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두살 때 생모가 포기한 존슨군을 맡아 키워온 게일 존슨 여사는 이날 “그가 12회 생일을 맞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내가 그에게 주고 싶었던 생명이라는 선물을 줄 수 없어 슬프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떨궜다.

존슨군은 에이즈에 감염된 채 태어났으며 현재 남아공에서 가장 오래 산 에이즈 감염 소년이다. 97년 학부모들이 그의 초등학교 입학 저지에 나서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존슨군은 지난해 7월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국제에이즈회의 개막연설에서 “에이즈 감염자들도 인간이며 간단한 접촉으로 병을 전염시키지는 않는다”고 호소했다. 당시 그는 450만여명으로 추정되는 남아공 에이즈 환자들을 대변해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는 상징으로 떠올랐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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