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한국증시 직접투자 비중 너무 높아요"-KGI증권 마이클 창

  • 입력 2001년 2월 1일 18시 29분


“1년 안에 시장점유율을 3배로 끌어올리겠습니다.”

지난해 7월말 KGI증권 대표로 취임한 마이클 창(37)사장이 당시 이같은 목표를 밝혔을 때 많은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시는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 무렵. 외국인 사장이라 한국 사정에 밝지 못한 탓에 막연히 내비친 ‘기대’가 아닐까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불과 반년만에 목표는 이뤄졌다. 0.6%였던 시장점유율이 2% 가까이로 뛰어올랐다. 비결을 묻자 그는 “고객의 니즈(요구)를 정확히 읽어내고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전략팀을 구성, 오프라인상의 모든 서비스를 사이버 공간에 담는데 역점을 둔 것이 그 가운데 하나.

6개월 가량 한국 주식시장을 지켜본 느낌에 대해선 “직접투자 비중이 너무 높은게 문제”라고 지적하고 “간접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간접투자를 담당하는 기관에도 아직 전문가 집단이 형성돼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도 밝혔다. “시장이 안좋을 때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는 것은 시장을 왜곡시키는 것이며 투자자들로 하여금 정부에 의지하려는 경향을 갖게 한다”는 것.

그는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해 “실물경기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최근 반등이 상승세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 경색 문제만 해도 정부의 대책으로 좋아진 듯 보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 문제를 연기시킨 것에 불과하므로 언제 또다시 불거질지 모른다는 것. 창사장은 “개인적으로는 종합주가지수가 650선만 유지해줘도 좋겠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1000만원으로 포트폴리오를 짠다면 거래소와 코스닥 우량종목에 각각 10%, 30%를 투자하고 나머지 60%는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겠다는게 창사장의 생각.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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