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샤샤 '태극전사' 야무진 꿈

  • 입력 2001년 2월 1일 18시 26분


'특별과외'받으며 귀화 준비중인 샤샤.
'특별과외'받으며 귀화 준비중인 샤샤.
‘2002년 6월4일 부산 월드컵축구경기장. 1m90, 84㎏의 훤칠한 외모를 자랑하는 벽안의 스트라이커가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왼쪽 날개 고종수의 어시스트를 받아 슛 골인.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 서막을 알리는 첫 승 선사….’

올 초 프로축구 성남 일화에 둥지를 튼 ‘유고 용병’ 샤샤(29·본명 드라큘리치 샤샤)는 요즘 한국축구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선봉에 선 자신의 모습을 자주 그려본다.

“한국에 영구히 남으라”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언에다 95년 처음 발을 들여놓은 뒤 정 많고 따뜻한 사람들과 사귀면서 선뜻 한국으로의 귀화까지 결심한 그. 결국 한국인으로 국가대표가 돼 한국민의 염원인 ‘월드컵 16강’을 이루는 데 보탬이 되도록하는 게 자신이 한국인이 된 후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더욱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샤샤의 이런 생각은 단지 ‘희망사항’만은 아니다. 그는 탄탄한 체격은 물론 세계수준의 드리블과 골결정력을 겸비한 데다 스피드가 뛰어나고 한국 선수들의 고질적인 약점인 몸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아 스트라이커로선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는 99년 수원 삼성을 전관왕에 올려놓으며 이미 검증된 바 있는 것.

게다가 한국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네덜란드 출신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의 스타일에도 맞는다. 먼저 히딩크 감독은 16강 이상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최강의 멤버를 구축할 수밖에 없고 폭발적인 드리블과 득점력을 갖춘 샤샤가 귀화해 한국국적을 갖는다면 손짓할 것은 당연하다. 샤샤는 또 히딩크 감독이 구사하는 4―4―2 포메이션에 딱 들어맞는다. 히딩크 감독은 수비를 강화하고 플레이메이커를 없애면서 투톱 중 1명을 약간 밑에 위치시켜 미드필드 강화를 꾀했다. 일명 ‘섀도 스트라이커’인데 2선에서 공수를 조율하다 골 찬스가 나면 공격 1선으로 뛰어들어가 슛을 때리는 포지션으로 이곳에 샤샤가 가장 잘 들어맞는다는 것.

샤샤는 95년 한국에 와 귀화지에 5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귀화조건을 이미 갖췄다. 여기에 유고 대표선수를 지냈지만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아 이 조건도 충족되는 등 대한민국 국적법상 귀화조건과 한국대표 자격을 다 갖추고 있다. 이제 한국어와 한국역사 등 한국인이 될 기본 시험을 통과하면 된다.

지난달 30일 홍콩에서 취업비자를 받아온 샤샤는 9월 시험을 목표로 체계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전남 순천에서 열리는 성남팀의 전지훈련에 참가한 그는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와 잦은 대화로 한국어를 익히고 있다. 듣고 말하기는 문제가 없는데 읽고 쓰기가 아직 미숙하다. 3월부터는 ‘특별과외’를 통해 본격적인 소양공부에 들어갈 예정.

국내 모 여자탤런트와 염문을 뿌린 바 있는 샤샤는 “한국여성을 아내로 맞아 진정한 한국사람으로 살겠다”고 말한다.

한국축구의 월드컵 16강을 이끌 ‘한국인 샤샤’의 탄생을 많은 팬은 기대하고 있다.

▶샤샤 신상명세◀

●본 명〓드라큘리치 샤샤

●생년월일〓1972년 8월28일

●현 국 적〓유고

●체 격〓1m90, 84㎏

●포 지 션〓스트라이커

●현 소 속〓성남 일화

●한국통산 성적〓161경기(교체 63) 62골 16도움

●수상경력〓99년 K리그 득점왕(18 골)

●주요 선수경력〓유고 1부리그 레드 스타(93∼94년), 부산 대우(95∼98 년, 97년 전관왕), 수원 삼성(98∼ 99년, 99년 전관왕), J리그 가시 와 레이솔(2000년 5∼6월)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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