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빨라진 '히딩크호' 첫 승

  • 입력 2001년 1월 28일 00시 03분


‘용병술과 카리스마.’

한국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지 불과 보름 만인 27일 홍콩 칼스버그컵축구대회에서 파라과이를 상대로 첫 승을 낚은 거스 히딩크 감독.

파라과이전은 그가 짧은 기간에 팀을 장악하면서 자신의 축구철학을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한국은 이날 비록 전후반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 끝에 6―5로 이겼지만 선취골을 뽑아내 주도권을 잡은 것은 물론 25일 노르웨이전 때보다 한층 안정된 경기운영을 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불과 이틀 만에 팀 전력을 돋보이게 만든 원동력은 바로 그의 용병술. 히딩크 감독은 이날 선발 멤버를 크게 흔들었다. 중앙 미드필드에 발빠른 이영표와 박지성을 포진시켜 공수 흐름을 원활하게 했고 ‘팔방미인’ 유상철을 김도훈의 투톱 파트너로 전진 배치해 공수 양면에 걸쳐 활동폭을 넓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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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은 성공이었다. 이날 한국팀은 노르웨이전 때보다 한층 활기 띤 플레이를 펼치며 상대를 몰아붙였다.

또 취약했던 수비라인도 다소의 문제점은 여전히 노출했지만 미드필드에서부터 상대 공격의 예봉을 강하게 압박한 덕에 한결 안정된 방어벽을 구축했다.

아울러 히딩크 감독은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이 흐트러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전반 종료 직전 골문을 벗어나 위험한 플레이를 자초했던 골키퍼 김병지를 후반 들어 김용대로 교체해 경종을 울렸고 종료 직전 선취골을 넣은 고종수는 물론 박성배와 심재원이 체력저하로 공격 가담력이 떨어지자 곧바로 교체했다.

한편 한국대표팀은 30일 홍콩을 떠나 오만에서 전지훈련을 한 뒤 내달 6일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로 가 4개국 친선축구대회에 참가한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칼스버그컵 3, 4위전

한국 1―1 파라과이

<승부차기 6―5>

득점〓고종수(후11분·한국) 모리니고(후23분·파라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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