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투신 언제 '사자'나설까

  • 입력 2001년 1월 25일 18시 27분


‘언제까지 팔기만 할 것인가?’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을 넘어서며 상승무드를 타고 있지만 투신사 등 기관투자자들은 주식을 계속 팔아치우고 있다. 외국인이 2조원 이상 순매수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양상. 본격적인 상승장이 되려면 기관과 외국인이 함께 시장을 주도하는 ‘쌍끌이 장세’가 나타나야 하지만 아직은 무르익지 않은듯한 분위기다.

투신권이 아직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함에 따라 은행 정기예금금리가 6%대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중부동자금은 투신의 주식형수익증권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투신권이 적극적인 매수세력으로 등장하기는 어려워 주가 추가상승여부의 열쇠는 외국인이 쥐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투신권, 얼마나 팔았나〓올들어 18일까지 투신권은 거래소시장에서 3861억원어치 팔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2조2364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은 1조5002억원 팔았다. 개인과 기관이 내놓은 물량을 외국인이 모두 받아간 것. 특히 새마을금고연합회의 환매요구로 2000억원 이상이 매물로 나온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외국인은 1846억원 순매수했으나 투신권은 1106억원 순매도했다. 투신권은 연초 주가가 오르자 갖고 있던 물량을 팔아 기존 펀드의 손실폭을 줄인 것.

▽왜 팔기만할까〓기본적으로 주식형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에 돈이 들어오지 않고 있기 때문. 17일 현재 투신권의 총수탁고는 149조600억원으로 작년말 142조5139억원에 비해 7조870억원나 증가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머니마켓펀드(MMF)가 8조5238억원 증가했고 주식형은 오히려 7615억원 감소했다. 반면 채권형은 2361억원 늘어났다.

주식형자금은 조금씩이나마 계속 빠져나가고 있으며 채권형과 MMF에만 돈이 몰리기 때문에 투신권이 주식을 살 여력이 약해지고 있는 것.

▽당분간은 주식 사기 어렵다〓대한투신운용 서정호 주식운용1팀장은 “신규자금이 잘 들어오지 않았고 연초에 주가가 20% 이상 오르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1차 매수타이임을 놓쳤는데 지금은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마이다스에셋 박광수 이사는 “뮤추얼펀드도 만기가 되면 환매해주지만 신규판매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 주식을 살 여력이 별로 없다”며 “은행권 자금은 투신권의 채권형펀드로 몰리지 주식형으로는 잘 들어오지 않을 것”고 설명했다.

투신권은 또한 고객들의 환매요구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지 못하고 대신 콜(Call) 등 초단기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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