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미 경제 호시절갔으나 침체 가능성은 20% 불과"

  • 입력 2001년 1월 19일 16시 45분


이번주는 미국경제의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중요한 데이터들이 많이 발표됐다.

이들 데이터들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비롯 산업생산성지수, 공장가동율 등이 산업 생산성과 밀접한 지표들이어서 더욱 시장의 관심을 끌었었다.

건강진단 결과 작년 12월 미국경제는 건강이 다소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경제 건강진단서

지난 17일 발표된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에 비해 0.2% 상승하는데 그쳤다. 에너지와 식품류를 제외한 핵심지수는 이보다 더 낮아 0.1% 오르는데 머물렀다.

이날 미 연준리도 같은 기간 미국의 산업생산지수가 전월 대비 10.6%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98년 6월 이후 30개월만에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이다.

특히 작년 12월을 포함한 4/4분기의 산업생산성지수는 1.1%나 하락, 지난 91년 2/4분기의 경기침체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또 12월 공장가동률도 80.6%로 8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로써 공장가동률은 4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는 미국경제가 저물가·저생산 체제로 진입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산업생산성의 약화는 전 산업에서 감지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자동차 가전 가구 등 대형 내구재일수록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금까지 성장 일변으로 치닫던 컴퓨터 통신장비 등 첨단기술산업에서도 생산 실적이 부진, 충격의 강도를 더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인플레 우려가 한층 약화됐으며 따라서 금리인하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치워졌다"고 평가, 오는 30∼31일의 올 첫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금리가 인하될 것임을 사실화했다.

◆전문가 전망

그러면 현재 미국경제의 건강은 어떤 상태이며, 앞으로는 어떨까에 관심이 모아진다.

레스터 서로 MIT 경제학 교수는 17일 로스엔젤레스 타임스 기고문에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미국경제의 침체 가능성은 20% 정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로 교수는 경기침체는 통상 2분기 연속 경제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분명한 것은 "미국경제의 호시절은 지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경제의 둔화 또는 침체는 세계경제에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4500억달러에 달하는 경상적자를 '강한 달러정책'에 따른 국제자금의 유입으로 그럭저럭 메워왔으나 경기가 나빠지고 주가가 하락하면 국제자금이 미국으로 계속 들어올 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주가의 하락 등은 달러표시자산의 가치하락을 초래, 국제자금이 더 안전하고 수익이 높은 곳으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교수는 "현재의 유일한 관심사는 차기 부시정권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느냐 여부"라며 "감세정책 등 대대적인 부양정책이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시의 부양정책이 시장에 시장에 반영되려면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나, 연준리(FRB)의 금리인하는 반영속도가 좀 더 빠르다"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의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말했다.

FRB도 이날 정례 지역별 경제보고서(일명 베이지북)을 발표하면서 "미국경제의 성장속도가 둔화된 것은 명백하지만 아직 위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작년 12월의 저조한 연말 매출실적과 주택 불경기 등의 영향으로 둔화됐으나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FRB는 지역 연방은해 12곳 가운데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한 곳만 경제활동 둔화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방형국<동아닷컴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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