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지금 해외증시는]나스닥 흐름 "일단 괜찮다"

  • 입력 2001년 1월 18일 19시 09분


주식 투자자들은 지난 연말 이후 미국 나스닥시장을 잊고 살았다.

올 들어 한국 주식시장이 나스닥의 출렁거림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기 때문에 동조화를 굳이 염두에 둘 필요가 없었던 것. 하지만 유동성 장세가 끝날 무렵에는 또다시 나스닥과의 동조화가 재연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동조화 약화는 두 나라의 단기 유동성 차이로 인한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미국 시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미국 경제와 증시의 움직임을 꾸준히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스닥 흐름이 예상보다는 좋다〓17일 나스닥은 인텔의 실적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웃돈데 힘입어 2.4% 급등했다. 일부 다른 기술주들의 실적도 예상보다 비교적 양호하게 나오고 있는 중.

나스닥의 최근 흐름이 특히 좋아 보이는 것은 지난주 노키아 시스코 야후 등 대형업체들이 예상대로 나빠진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강세를 보였다는 점. 전문가들은 “실적 악화는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데인로셔의 수석 기술전략가인 로버트 디키는 “최근 들어 기업들이 하향 조정된 전망치에 일치하는 실적을 발표하기만 해도 시장이 환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추가 금리인하도 이뤄질 듯〓17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2개 지역연방은행들의 기업활동 조사 내용을 취합해 발표한 경기동향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지역의 경기 둔화세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매와 제조업 분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또 별도의 산업생산 통계에서 12월 미 산업생산이 1.1% 줄어들어 경기 침체기였던 91년 3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처럼 경기가 완연한 둔화세를 보임에 따라 미국의 금융시장에선 30∼31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0.5%포인트의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전망은 낙관론이 우세〓기업들의 실적이 전망치와 비슷하거나 웃돌고 있고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도 높아짐에 따라 나스닥의 향후 전망은 낙관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스톤앤매카시의 투자전략가 조 리로는 “시장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 “시장이 다음 주까지 쏟아질 기업 실적 발표를 큰 충격없이 소화해낸다면 이달말쯤 상승세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경기 하강 국면에서는 항상 그렇듯 언제 어디서 ‘지뢰’가 터질지 모르며 아직은 실적 발표라는 ‘지뢰밭’을 완전히 통과한 게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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