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한빛은행사건' 청문회 첫날 표정

  • 입력 2001년 1월 12일 18시 25분


한빛은행사건 청문회 첫날인 12일 한나라당 위원들은 일제히 “박지원(朴智元)전 문화관광부장관 등 권력실세들이 개입했다”고 공세를 폈고, 민주당 위원들은 “근거 없이 의혹만 부풀리는 정치쇼는 그만둬라”고 맞받았다. 다음은 이날 청문회 문답 요지.

▼신창섭(전 한빛은행 관악지점장) 증인▼

▽정병국(鄭柄國·한나라당)의원〓박혜룡(朴惠龍·아크월드 대표)이 박지원장관과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것을 옆에서 들은 적이 있죠.

▽신창섭씨〓두세번 들었다. 관악지점장이 잘 도와주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김민석(金民錫·민주당)의원〓박장관이 직접 대출해주라고 한 적은 없죠.

▽신씨〓직접 들은 것은 없다.

▽김의원〓수익성이 있는 회사라고 보고 대출을 해준 거죠.

▽신씨〓수익모델도 좋지만, 뒤에 삼촌(박지원전장관 지칭)이라는 세칭 ‘그림자’에 상당히 기대를 하고 해줬다. 대출판단은 제 책임이지만 뒤에 박장관도 계시고 이수길(李洙吉)부행장도 계시고 해서 해줬다. 윗선의 압력을 느낀 것은 사실이다. 어떤 방식으로 하라고 구체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았으나 조직의 생리상 웃분들의 말씀은 말씀이고, 아래는 아귀를 맞춰서 가야 한다.

▽원희룡(元喜龍·한나라당)의원〓작년 1월18일 본점 검사팀에 부당대출사실이 적발됐을 때 박혜룡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죠.

▽신씨〓도움이라기보다 막내리는 상황이 왔다고 얘기한 거다.

▼권증(에스이테크 부사장) 증인▼

▽원의원〓다음날 박혜룡이 문화관광부로 박장관을 만나러 갈 때 동행한 사실이 있죠.

▽권씨〓있다.

▽원의원〓박사장이 15분쯤 있다가 내려와서 뭐라고 했나.

▽권씨〓은행 일이 잘 될 것 같다고 했다.

▼박혜룡 증인▼

▽원의원〓그 때 박장관을 만난 사실이 있죠.

▽박씨〓다른 사람들이 많이 와 있어서 대기실에 잠깐 앉아 있다가 그냥 왔다.

▽원의원〓신창섭지점장의 부탁을 받고 박장관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간 것이죠.

▽박씨〓(신지점장과는) 형님 동생하고 지낸 사이여서 체면 세워줘야 하니까 갔다.

▼신창섭 증인▼

▽원의원〓박혜룡이 문화부장관실을 갔다온 뒤 오후 2시가 좀 못돼 이수길부행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죠.

▽신씨〓예.

▽원의원〓부행장이 지점에 전화를 하는 것은 드문 일이죠.

▽신씨〓이례적인 일이다. “아크월드의 전망이 좋으니 도와줘서 정상화시키라”고 해 “알겠다”고 했다.

▼이수길 증인▼

▽원의원〓작년 1월19일 신창섭지점장에게 전화한 일 있죠.

▽이씨〓그런 사실 없다.

▼신창섭 증인▼

▽윤경식(尹景湜·한나라당)의원〓증인은 박혜룡이 매달 박장관에게 가져간다면서 1000만원씩 현찰을 가져간 사실을 알고 있죠.

▽신씨〓예.

▼박혜룡 증인▼

▽윤의원〓(아크월드 출금전표를 들이대며) 박장관에게 1000만원씩 돈을 준 사실이 맞죠.

▽박씨〓아니다. 그건 어머니에게 빌린 돈에 대한 이자를 한 달에 두 번씩 갖다 드린 것이다.

▽윤의원〓어머니에게 이자를 갚은 것은 ‘차입이자(어머니)’라고 표시가 돼있다.

▼정지영(아크월드 경리직원) 증인▼

▽안상수(安商守·한나라당)의원〓아크월드 출금전표 장부는 증인이 작성한 것이 맞죠.

▽정씨〓예.

▽안의원〓‘어머니’라고 표시된 것 외에 ‘박’이라고 표시된 것은 박장관에게 주려고 찾아간 것 아닌가.

▽정씨〓사장님이 그냥 찾아간 것이어서 어떤 명목으로 쓴 것인지는 모른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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