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엿보기]애리조나는 '늙은이 팀'?

입력 2001-01-12 15:18수정 2009-09-21 11:1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애리조나가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동안 마크 그레이스를 영입하며 올시즌 팀의 주전 1루수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마크 그레이스.

1988년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3년동안 컵스의 주전 1루수로 활약하며 새미 소사와 함께 팀의 실질적인 간판타자 역할을 해온 좌타자이다.

그레이스는 컵스 시절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 단 1번도 없을 정도로 파워에는 약점을 보이고 있지만 통산 타율이 3할을 넘을 정도로 정교한 타격을 자랑하며 과거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빼어난 수비력까지 갖춘 선수이다.

컵스 입장에서는 전성기가 지난 그레이스에게 높은 연봉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고 최희섭이나 훌리오 주레타 등 팀내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의 자리를 위해 그레이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만 것이다.

작년 시즌 애리조나의 주전 1루수가 그렉 콜브런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그레이스의 가세는 애리조나 타선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문제점은 그레이스의 가세로 팀의 평균 연령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토니 워맥(유격수) - 32살

제이 벨(2루수) - 36살

루이스 곤잘레스(좌익수) - 34살

마크 그레이스(1루수) - 37살

맷 윌리암스(3루수) - 36살

스티브 핀리(중견수) - 37살

데미안 밀러(포수) - 32살

레지 샌더스(우익수) - 34살

래지 샌더스가 주전 우익수 자리를 차지한다면 올시즌 애리조나 주전 라이업의 평균연령은 34.5세에 이른다.

주전 전원이 모두 30대 이상이고 그레이스, 윌리암스, 벨 등은 체력소모가 많은 내야수들의 나이가 모두 35세 이상이라는 점도 애리조나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투수들은 어떠한가?

랜디 존슨 - 38살

커트 실링 - 35살

토드 스톨틀마이어 - 36살

아만도 레이노소 - 35살

선발투수들 가운데 브랑이언 앤더슨만이 20대(29살)이고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35살 이상의 선수들로 짜여져있다.

그나마 투수들이 타자들에 비해 나은 점은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성기 못지않은 위력적인 투구내용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애리조나가 이처럼 노장선수들의 집합소가 되어버린 까닭은 너무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지나친 무리수를 두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1998년 창단한 애리조나는 창단 첫해 신생팀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구 최하위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애리조나는 스토브리그 동안 LA 다저스, 애너하임 등과 치열한 경합끝에 랜디 존슨을 영입했고 토드 스톨트마이어, 앤디 베네스, 아만도 레이노소 등 프리에이전트 투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력을 크게 강화시켰다.

그 결과 애리조나는 99시즌 들어 100승 62패의 성적을 거두며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창단 2년만에 지구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99시즌 애리조나 우승의 원동력은 랜디 존슨, 앤디 베네스 등 새로 영입된 투수들의 활약도 큰 역할을 담당했지만 맷 윌리암스, 제이 벨, 루이스 곤잘레스, 스티브 핀리 같은 노장 선수들이 타선에서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쳐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이러한 노장들의 활약에 고무된 팀 경영진은 팀의 미래를 생각하기 보다는 단기간 동안의 안정된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팀의 유망주들을 희생해 가면서 즉시 전력감으로 손꼽히는 선수들을 꾸준히 영입하는 과정을 되풀이했고 결국 창단 3년째에 불과한 젊은 팀임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팀 가운데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팀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다음은 99시즌부터 2년 동안 애리조나의 유망주들이 희생된 트레이드 사례.

1. 토니 바티스타 - 좌완 셋업맨 댄 플리삭을 얻기 위해 존 프래스케어와 함께 토론토로 트레이드 되어졌다.

애리조나는 극단적인 오픈스탠스를 취하는 바티스타의 타격자세와 유격수로서의 수비불안을 못 미더워하며 그를 버렸지만 바티스타는 작년시즌 41개의 홈런을 치며 당당히 토론토의 중심타자로 성장했고 3루수로의 성공적인 변신을 통해 수비력도 안정시켰다.

플리삭은 애리조나에서 뛴 2년동안 61이닝 투구와 7승의 기록을 남긴 뒤 작년시즌 종료 후 다시 자유계약 신분을 얻어 토론토로 복귀해 버리고 말았다.

2. 카림 가르시아 - 루이스 곤잘레스를 얻기 위해 일정량의 현금과 함께 디트로이트로 트레이드 되어졌다.

곤잘레스는 애리조나로 이적하면서 절정기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어 이번 트레이드는 애리조나의 대성공으로 평가받을 수 있겠다.

3. 맷 맨타이 - 맨타이의 가세는 99시즌 애리조나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애리조나가 맷 맨타이를 데려오기 위해 플로리다에 지불한 선수는 블라드미르 누네즈, 브레드 페니, 아브라함 누네즈와 같은 팀의 알짜배기 유망주들이었다.

4. 커트 실링 - 작년시즌 트레이드 시장의 태풍의 눈이었던 커트 실링의 최종 종착지는 애리조나였다.

실링의 가세로 애리조나는 랜디 존슨, 커트 실링으로 이어지는 메이저리그 최강의 원투 펀치를 보유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못했다.

그리고 실링의 댓가로 천만불의 유망주 트레비스 리와 오마 달, 빈센트 파디야를 포함한 5명의 선수들을 필라델피아에 제공해야 했다.

그레이스와 샌더스의 가세가 올시즌 애리조나의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이들의 영입으로 인해 에루비엘 두라조나 잭 커스트 같은 팀의 젊은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진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들이 은퇴할 나이가 되는 2-3년 후에 애리조나는 어떠한 방법으로 그들의 팀을 구성하게 될지 몹시 궁금하다.

김용한/ 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