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캘리포니아 경제비상 파급우려

입력 2001-01-10 18:38수정 2009-09-21 11:38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미국 경기침체의 촉발은 캘리포니아주(州)에서 시작되나.’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전력난이 올 들어 더욱 악화되면서 산업활동 위축과 대규모 실업사태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총생산(GNP)을 기준으로 캘리포니아주의 경제규모는 미국 50개주 가운데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와 중국을 앞서는 세계 6위의 경제지역. 미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2%를 차지하는 캘리포니아가 경제난에 빠질 경우 이는 미 전역의 경기침체로 파급될 것이라는 위기 의식이 미 경제계에 확산되고 있다.》

▽비상 걸린 캘리포니아주〓캘리포니아의 전력난은 지역 경제의 고속 성장에 따른 엄청난 전력수요 증가와 지난해의 고유가 행진 때문에 비롯됐다. 민영 전기공급회사들은 전력도매가격의 급등으로 부도 위기에 몰렸고 일반 소비자와 업체들은 치솟는 전기 가스요금으로 구매력 하락과 수익악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 염색업체의 경우 보일러와 히터를 작동하는 데 사용하는 가스 요금이 작년 1월 13만2000달러에서 12월 5배에 가까운 60만달러로 치솟아 도산 위기에 처해 있으며 캘리포니아주에는 이런 업체들이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전력난은 특히 전력소모가 많은 실리콘밸리 첨단기술 업체들의 원가상승과 사업활동 위축 등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컴퓨터칩 제조업체인 인텔사는 9일 전력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캘리포니아주 내 제조설비를 확장하거나 새로운 생산라인을 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실리콘밸리 제조업협회 칼 구아디노 회장은 “일부 생산 라인을 철수하는 기업들도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원가 상승 부담을 견디지 못한 영세 제조업체의 도산으로 실업자가 늘고 있고 30여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할리우드에서는 극작가노조와 배우노조를 중심으로 파업을 결의하는 노조가 속출하고 있다.

▽팔 걷어붙인 주―연방정부〓사태가 갈수록 악화하자 그레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9일 신년 시정연설을 통해 전력수급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며 각종 에너지 수급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데이비스 주지사는 전기요금 안정과 발전소 증설을 위해 2001∼2002년 회계연도에 10억달러 이상을 주정부 예산에 반영하고 발전소 신축시 저리 대출과 공장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연방정부도 9일 캘리포니아주 전력사태 해결을 위한 비상회의를 소집하는 등 공동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차기 부시행정부가 나서서 직접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LA타임스는 캘리포니아의 심각한 전력위기를 최근 단행된 미 금리인하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그만큼 캘리포니아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뜻이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캘리포니아주의 경제난이 심화될 경우 ‘캘리포니아발(發) 폭풍’이 침체 상태에 빠진 미국 경제를 강타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