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한천석/국산 ‘색각표’로 정확한 검사를

입력 2001-01-09 18:24수정 2009-09-2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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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일본제 이시하라식 색맹검사표를 이용해 적록색맹이나 적록색약으로 판정되면 자연계 대학 등에 입학할 수 없고 일부 대학에는 색약만 입학이 가능하다. 이런 제도는 선진국에는 없고 일본에서도 몇해 전 거의 없어졌다.

문제는 색맹 색약 판정에 약 60%의 오진이 있고 특히 색약은 50%나 색맹으로 오진해 색각 이상자의 입학이나 취업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보통 적록색맹자는 적색과 녹색을 전혀 볼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나 생활환경에 있는 적색과 녹색은 대부분 식별하며 단지 정상인보다 흐리게 볼 뿐이다.

안과학회에서는 지난해 4월 적합하지 않은 적록색맹 색약이라는 용어를 폐지했고, 이시하라 색맹검사표는 사용하지 못하게 됐지만 아직 일반 사회에서는 잘 모르고 있다. 적록색맹 색약을 정확하게 판정할 수 있는 아노말로스코프(색각경)도 이제 필요없게 됐고 대신 20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2중15색 검사기가 생산돼 색각 이상의 분류와 정도를 정확하게 강도 중등도 약도 등 3단계로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자연계 대학에서는 적록색약에 해당하는 중등도 및 약도 이상인 경우 입학을 허용해야 하고, 운전면허 신체검사에 사용하면 약도 이상인 사람은 1종 대형차량, 중등도는 1종 소형차량, 강도는 자가용 소형차량의 2종 운전면허를 발급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 정확하지 않은 색각 및 시력검사로 일반병원에서 색맹자에게도 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해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적록색맹자는 가까운 거리에서는 신호등을 식별할 수 있다. 하지만 비나 눈이 오거나 안개가 끼었을 때, 또 과속운전 음주운전 피로 졸음 등 신체조건이 나쁠 때 적록생명자는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아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 있어 영업용 차량운전은 제한하고 있다.

앞으로 운전면허 신체검사장에는 규격미달로 효과가 없는 3색등 시험기, 오차가 많은 이시하라 색맹검사표 및 위조 시력표 등을 폐지하고 안과학회에서 공인추천한 한식색각검사표, 2중15색 검사기 및 표준시시력표를 사용해 정확하게 색각과 시력을 검사해 교통사고를 방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천석(안과의사 ·전 서울대 의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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