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다시뛴다]제롬 스톨 르노삼성車사장

  • 입력 2001년 1월 5일 19시 00분


【서울 중구 봉래동 HSBC 빌딩 18층. 제롬 스톨 르노삼성자동차사장 집무실의 책상 옆에는 전국 자동차 대리점의 위치가 빼곡히 표시된 한국지도가 세워져 있다. 전 세계 르노자동차 그룹의 현지법인 등이 표시된 세계지도와 함께. 르노자동차가 2010년 생산할 목표는 400만대의 자동차중 50만대가 르노삼성자동차의 몫이다.】

“본사 전체의 목표달성은 르노삼성이 제몫을 하느냐가 핵심입니다. 본사에서 르노삼성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큽니다.”

르노삼성의 10년 전략은 3단계. 올해는 과거 삼성자동차의 영업망을 재정비하고 공장 가동을 정상화시키는 것. 지난해에는 SM5 한 종류로 2만7000여대를 생산했으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은 7만대 가량을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생산 확대에 필요한 인력도 충분히 채용한다. 2004년까지 두 종류의 모델을 추가해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이 2단계 목표. 2010년 모두 4, 5종의 모델로 50만대를 생산해 50%를 중동 남미 러시아 등지에 수출하는 것이 1차적인 전략의 완결편이다.

그러나 올해 국내외 상황이 좋지는 않다. 내수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자동차사들까지 생산을 줄이고 대대적인 감원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는 “올 상반기 중에는 안정을 되찾아 하반기 들어서면서부터는 구매력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47세인 스톨 사장은 일본 르노닛산 자동차 사장을 맡아 혁신적인 구조조정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를로스 곤 사장과는 생일이 하루 차이나는 동갑내기. 곤 사장이 본사 수석 부사장 시절 스톨 사장은 엔지니어링과 생산 구매 총괄 담당자로 일한 사이. 르노자동차 아시아 진출의 두 축을 맡게 된 두 경영인은 자주 통화하며 의견을 주고받는다.

그는 “세계적인 기업인 닛산자동차와는 비교가 안 되지만 르노삼성은 신생기업으로서 많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르노삼성을 세계 속의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80년 르노에 입사한 스톨 사장은 83∼87년에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중형트럭 생산업체인 ‘벌리엇 나이지리아’ 운영을 맡아 부도 직전의 회사를 살린 경력도 갖고 있다.

스톨 사장은 매주 목 토요일에는 과외 선생님을 모셔 한국어도 배우는 등 ‘현지화’에도 열심이다. ‘자동차 경영인’과 ‘한국의 기업인’으로서 스톨 사장의 올 행보가 주목된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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