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부산 롯데월드 설계총괄 박영건사장

  • 입력 2001년 1월 2일 19시 05분


“부산의 정서를 어떻게 담아낼지가 가장 고민이었습니다. 건축주의 주문은 접어두더라도 제 자신이 밋밋한 건물은 싫었으니까요.”

부산 제2롯데월드의 설계를 총괄한 서울 범건축 박영건사장(53·사진). 그는 한국의 ‘랜드마크’가 될 이 마천루의 외관을 항도(港都) 부산을 상징하는 등대모양으로 꾸몄다. 아닌게 아니라 건물의 맨 위쪽이 꼭 등대처럼 생겼다.

하지만 그는 뭔가 더 ‘부산다운’ 게 있을 것 같아 오늘도 머리를 짜낸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언제든 이를 보완, 반영할 계획.

지금까지 그가 설계한 작품 중 가장 높은 건물은 41층짜리 서울 아셈타워. 자신의 ‘내공(內功)’의 두배에 이르는 107층 마천루를 설계하기 위해 국내외 초고층빌딩에 관한 문헌을 샅샅이 뒤졌다. 99년에는 건물이 바람에 제대로 견딜 수 있을지를 점검하는 풍동(風動)실험까지 성공적으로 마쳐 자신감이 생겼다.

69년 서울대 건축과를 졸업하고 설계사무실에 들어가 30년 넘게 이 방면에서 일한 순수 국내파 베테랑. 잠실 롯데월드를 설계한 일본인을 제치고 이번 프로젝트를 따내 평생의 역작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롯데 신격호회장으로부터 “유행을 의식하지 말고 단단하게 지으라”는 당부를 받았다고 귀띔한다. 책정된 공사비 1조원 중 설계비는 얼마나 될까.

“일단 기본 골격 등 건축허가를 받는데 필요한 일정까지만 계약했습니다. 전체 설계비의 20% 정도? 구체적인 액수는 말씀드릴 수 없고…. 수십억원은 됩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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