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세리의 새해맞이 "내년엔 훨훨 날거야"

  • 입력 2000년 12월 28일 18시 31분


박세리(23·삼성 아스트라)는 새천년 첫 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 무관에 그치면서 직전 두 시즌 연속 4승의 스포트라이트가 퇴색한 허전함은 더했다.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아깝게 1타차로 연장 승부 기회를 놓쳤고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제이미파크로거클래식에서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연장불패’의 강인한 승부 근성을 지닌 박세리로선 두고두고 아쉬운 순간이었다.

[표]- 박세리 연도별 LPGA 성적

내년 시즌 ‘화려한 부활’을 위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와신상담’ 동계 훈련에 여념이 없는 박세리와 인터뷰해 올해의 회한과 새해 각오를 들어봤다.

―우선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어려웠지만 중요하고 고마운 한해였다. 올해 우승을 못해서 부진하다고 말을 하는데 98, 99시즌에 갑자기 4승씩 하다보니 기대가 커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나름대로 값진 한 해였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할 단계라고 생각한다. 또 나 자신을 좀더 알게 해준 한해였다. 아픔만큼 성숙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뭘 하고 있나.

“주로 훈련에 시간을 다 보낸다. 훈련 강도를 높여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체력 훈련과 스윙 연습을 매일 4시간씩 한다.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라운딩은 이틀에 한번 하고 있다. 여가 시간에는 십자수를 틈틈이 하고 있는데 잡념을 떨칠 수 있어 좋다.”

―박지은의 캐디였던 콜린 칸을 새로운 캐디로 영입했는데….

“아니카 소렌스탐과 6년동안 16승을 합작한 콜린 칸은 정확한 캐디다. 캐디에게 많이 의존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캐디가 있다는 것이 마음 든든하다.”

―남자친구(로렌스 첸)에 대해 한마디….

“남자 친구라기보다는 내 연령에 맞는 친구다. 친구가 없는 것이 더 이상한 게 아닌가. 첸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는 나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나온 것이라 생각하니 이해할 수 있다.”

―엉뚱한 질문같지만 골프는 어떤 스포츠라고 생각하나.

“끝이 안 보인다고 할까. 해도 해도 답을 찾을 수가 없다고 할까. 10개의 볼을 쳐도 공식처럼 날아가는 볼이 하나도 없다. 바로 그것이 매력이 아닐까.”

―내년 시즌 각오는….

“반드시 몇 승 이상을 거두겠다는 말은 무의미하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우승하는 것이니까….”

―향후 계획과 목표는….

“프로생활은 할 수 있을 때까지 할 예정이다. 결혼은 해야 할 적당한 시점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언제 하겠다는 계획은 없다. 다만 내 목표가 달성될 때 결혼할 수 있으면 좋겠다. 목표라면 한국 여성골퍼로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것이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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