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연중 최고 대비 1/5에 납회…거래소도 반토막

  • 입력 2000년 12월 26일 15시 18분


연초 1059.04포인트(종가기준)에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가 결국504.62으로 반토막난 채 사상 최대의 연간 하락률(-52.35%)이라는 불명예를 기록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코스닥시장은 더 처참하다.지난 3월10일 지수 290을 기록하며 300돌파를 눈앞에 둔 채 하락세를 지속, 결국은 52.58으로 고점대비 5분의 1수준으로 폭락했다. 이날의 종가 역시 사상 최저치이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이같은 지수 폭락으로 약 120조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돈을 허공에 날려버렸다.

시중에 최근 경제 상황이 IMF 때만도 못하다는 말이 거침없이 회자되듯이 올해의 장세는 3년전 IMF 체제에 들아갈 때와 거의 흡사했다. 97년 모라토리엄에 대한 두려움 속에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최악의 증시 상황을 재연한 것이다.

당시에는 그나마 IMF구제금융 지원으로 지수가 바닥을 벗어나며 이듬해에 큰 폭의 반등장세를 끌어냈었다.

그러나 내년의 증시 주변여건은 불확실성이 더 크다는 점에서 그때보다도 더 못하다.

주가 폭락으로 가격수준 자체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지만, 선뜻 매수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들이 산적해 있다.

내년에도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등 경제자체에 대한 자신감을 찾아볼 수가 없다.

게다가 은행권 파업강행에서 보여준 노사불안 등 내적인 악재도 상존해 있다. 기대를 모았던 은행의 합병(주택+국민) 발표도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면서 재료로서의 약효가 점차 떨어지는 것이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신뢰도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의 위축으로 연결될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미국증시도 불안감이 더해지기는 마찬가지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기업들의 4/4분기 실적악화로 인해 과연 연초 나스닥지수의 조정국면이 멈춰설지 의문시된다.

내년 1월초까지 기술주의 추가적인 기업실적 악화 발표가 지속되는 한, 주가의 조정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당장 1월의 국내증시가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지수가 폭락해 저평가돼 있다는 것 자체만큼 큰 호재는 없다.

미국증시의 폭락이 지속된다면, 연준리(FRB)가 금리인하를 1월말까지 기다리지 않고, 전격적으로 실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위안을 찾을 수 있다.

이 경우 나스닥지수도 조만간 바닥권이 확인될 수 있을 것이고, 결국 우리시장도 바닥권 확인과 더불어 낙폭과다에 따른 기술적 반등장세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에는 투매와 추격매수는 자제하면서, 반등시 고가매도로 일정부분 현금비중을 늘리는 보수적인 자세가 바람직하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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