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대주주간 자전거래 LG화학 분할 시동

  • 입력 2000년 12월 21일 19시 07분


회사분할을 의결할 임시주총을 앞두고 있는 LG화학에서 대주주간 대규모 자전거래(시간외 대량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자전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를 미리 정한 상태에서 장이 끝나는 오후 3시 이후 매매를 체결시키는 것.

그러나 20일에는 LG투자증권이 매매체결과정에서 어처구니없게도 매수주문을 매도주문으로 잘못 내는 바람에 LG화학 주가는 오후 2시59분 1만800원에서 3시 하한가인 9750원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본의아니게 주주들이 피해를 보게 되자 28일로 예정된 임시주총에서 회사분할안 통과를 자신하기가 다소 어렵게 됐다.

▽자전거래 왜 할까〓LG화학 대주주간 자전거래 규모는 19일 89만주 20일 52만주로 적지 않은 물량이다. 회사측은 자전거래는 5영업일내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도록 돼 있어 매매주체와 이유는 그때 밝히겠다 며 정확한 언급을 피했다.

증시에서는 LG그룹의 대주주가 워낙 많아 구씨와 허씨 일가가 지분교통정리를 위해 자전거래를 하는 것이며 추가거래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화학주가 별로 필요없는 A주주가 주식을 필요로 하는 B에게 시간외거래를 통해 넘겼다는 것.

21일 주가는 1만700원으로 회복됐지만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투자자만 골탕을 먹었다.

▽회사분할안 통과될까〓회사분할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참석주식수의 3분의2 찬성하고 찬성주식수가 전체의결주식수의 3분의1을 넘어야 한다. 따라서 최소 34%의 지분율을 확보해야 한다.

11월22일 현재 LG화학 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13.59%다. 여기서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면 지분율은 약 10%대로 내려가기 때문에 20% 이상의 지분을 추가확보해야 한다.

LG화학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회사분할로 기업지배구조가 투명해지고 생활건강 석유화학 생명공학+지주회사 등 3개 분할사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며 설득작업을 펴고 있다. 189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투신운용은 공시를 통해 찬성표를 던졌지만 나머지 기관들은 적극적으로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겠다는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 김재중 연구원은 상당수의 소액주주들이 기업지배구조에 실망하고 있어 분할계획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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