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메릴린치를 통한 현대전자 매도 주체는 누구인가

  • 입력 2000년 12월 21일 14시 46분


메릴린치증권을 통해 현대전자를 매도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누구인가.

2시 30분현재 메릴린치증권은 현대전자를 520만주 이상을 매도하고 있다.

전일의 180만주 매도물량을 감안할 경우 불과 이틀새 700만주 가량을 팔아치우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선 4000원대와 5000원에 팔 경우 엄청난 손실을 입는데 대규모 매도에 나서는 이유와 매도주체에 대해 온갖 억측이 나돌고 있다.

증시에선 이번 대규모 매도에 지난 15일 발간된 투자보고서가 직접적인 영향을 기친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현대전자의 순이익 전망치를 당초 6790억원의 흑자에서 2500억원의 적자로 수정했다. 2001년도 순이익도 당초 1조 2900억원에서 5230억원으로 줄였다.

또한 현대전자측의 잇단 해명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대전자가 내년 1/4분기 만기도래하는 1조 5000억원 규모의 부채를 만기연장하거나 상환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모건스탠리딘위터와 도이체 방크, 다이와 증권 등도 메릴린치와 유사한 견해를 잇따라 내놓았다. 이들 보고서가 대규모 매도를 촉발시켰을 것이란 추측이 무성하다.

매도주체에 대해선 2만원대에 1000만주를 매수한 미국계 펀드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앞으로 300만주 이상 매도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메릴린치증권에선 고객이 누군지 밝히길 거부하고 있다.

현가격대에서 매도하는 것은 '손절매(Loss cut)'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4∼5000원대라도 팔수 있을 때 매도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이것은 현대전자가 지금보다 더 나쁜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여하튼 메릴린치증권을 통해 나오는 대규모 매도물량으로 현대전자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돌출악재'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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