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마카오 치안'합격' 경제'낙제'

  • 입력 2000년 12월 19일 18시 29분


마카오가 442년간의 포르투갈 통치에서 벗어나 중국으로 주권이 넘어간 지 20일로 만 1년이 됐다.

마카오 특구 정부는 이날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에드먼드 호 마카오 행정장관(45)을 비롯한 주요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념식을 갖고 반환 1주년을 축하할 예정이다. 홍콩과 마카오를 오가는 고속페리선 터미널과 기념식장인 문화회관 주변 등 시내에는 ‘주권반환 1주년을 열렬히 경축하자’는 플래카드가 내걸리는 등 마카오는 온통 축제분위기라고 AP 등 외신이 전했다.

▼카지노 관광객 급감▼

마카오는 홍콩과 마찬가지로 반환과 동시에 특구로 지정됐다. 중국 정부로부터 50년간 거의 완벽한 자치권을 부여받았지만 홍콩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중국화하고 있다. 포르투갈의 오랜 통치에도 불구하고 주민 대부분이 포르투갈어 대신 광둥(廣東)어를 사용하는 등 중국 전통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포르투갈령 시절 무법천지나 다름없이 날뛰던 범죄단체가 주권반환 이후 거의 숨을 죽이다시피 하고 있는 것이 주민들에게 가장 큰 선물. 카지노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GDP의 40%에 달할 정도로 관광산업이 경제에서 큰 몫을 차지해 마카오는 범죄단체가 판을 쳤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해마다 관광객이 줄어 경제사정도 크게 나빠진 상태.

주권반환 직전 중국계 폭력조직인 삼합회(三合會) 조직원에게 실형을 선고했던 판사가 대낮에 거리에서 살해되는 등 각종 이권을 둘러싼 조직범죄가 일주일이 멀다하고 벌어지곤 했던 것.

중국반환이후 본토의 공안요원들은 수시로 마카오를 드나들며 현지 경찰과 공조수사를 펼쳤다. 덕분에 반환 1년 전 연간 37건이었던 살인 사건은 지난 1년간 1건으로 줄었다. 중국 경찰은 최근 홍콩의 한 범죄단체 두목을 중국 본토에서 체포, 처형하는 등 강력한 범죄처벌 의지를 과시했다. 마카오 범죄조직도 몸을 사리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된 것이다.

▼실업대책 요구 시위 확산▼

반환후 1년간 경제사정은 악화됐다. 현재 실업률은 6.7%로 주민 생활은 주권반환 전에 비해 나아지지 않았다. 올들어 정부 청사와 특구 행정장관 공관 앞에서는 실업대책을 요구하는 시위가 잇달았다. 급기야 호 장관은 11월 시정연설을 통해 내년중 공공투자 확대, 중소기업 육성 등 ‘경제건설’을 약속했다.

특구 정부는 1961년 이후 스탠리 호(79)가 독점해온 카지노 영업권 시효가 내년말 만료되면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미국 호주 등지에서 경영 전문가를 초빙해 카지노업을 통한 세수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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