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스폿펀드'가 뭐 이래?…'안전운행'에만 급급

  • 입력 2000년 12월 14일 19시 08분


공격적인 주식투자를 하는 대표적인 간접투자상품인 스폿펀드가 의외로 ‘안전 운행’을 하고 있다. 고위험(하이리스크)을 감수하고 고수익(하이리턴)을 노리던 스폿펀드가 안정적 수익 확보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

또 종전에는 주식을 편입해놓고 주가가 올라가기를 기다렸다면 지금은 적극적으로 매입과 매도(풋 앤드 푸쉬)를 단행한다. 이러려면 펀드몸집이 가벼워야 하기 때문에 설정규모도 크지 않게 조정했다.

▽초반 수익률 높지 않다〓11월말 한국과 대한투자신탁운용은 각각 5개와 2개의 스폿펀드 운용에 들어갔다. 종합주가지수가 바닥권에 도달했다고 보고 스폿펀드에 자금을 모았고 투자자들도 적극 호응했다.

하지만 운용기간의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나은 수익률을 거둔 스폿펀드는 대투운용의 윈윈스파트17, 18호 2개에 불과하다. 한투운용의 스폿펀드는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이 모두 1%대로 같은 기간의 지수 상승률을 밑돌고 있다.

또 9월말에 설정된 대투운용의 윈윈스파트16호는 손실률이 9%를 넘었다. 같은 기간 지수하락률 6%보다 못한 중간성적이다. 설정 당시 종합주가지수가 595.99로 높았던 점이 결정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4∼13일 종합주가지수는 11% 넘게 뛰었다. 이 기간에 지수 상승률만 따라갔다면 스폿펀드의 조기상환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과거 일주일 또는 열흘만에 스폿펀드를 조기상환했던 ‘화려한 실적’은 재현되기 힘든 셈이다.

▽주식편입비율이 낮다〓스폿펀드를 전담하는 펀드매니저들은 “종전보다 훨씬 신중하게 운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판매창구인 지점직원들과 고객들의 요구가 한결같이 ‘수익은 많이, 위험은 적게’로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스폿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이 낮은 편이다. 대투운용의 윈윈스파트18호는 18%대에 그친다. 한투운용의 로스컷스파트 시리즈도 평균 50%대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한달안에 60%이상 주식을 편입한다’는 스폿펀드 약관에 어긋나는 점이다.

▼최근 설정된 스폿펀드 수익률▼(단위 : 원, %)

운용사펀드설정일설정액기준가누적수익률지수등락률
한국투자신탁운용SA로스컷스파트주식111.2099억1,015.161.523.80
〃2호11.201,014.841.48
〃3호11.2196억1,014.921.494.97
〃4호11.2394억1,011.141.118.46
〃5호11.2452억1,012.011.205.09
대한투자신탁운용윈윈스파트UP주H-16 9.2128억 901.89-9.81-6.40
〃(UP)H-1711.1629억1,041.084.110.50
〃(UP)H-1811.1857억1,043.074.313.89
* 주 : 기준가와 수익률은 13일 현재. 지수는 종합주가지수(자료 : 투신협회)

대투운용 이춘수팀장은 “지수가 확실하게 올라간다는 판단이 서지 않으면 주식편입을 자제하고 있다”며 “지수 오르내림에 따라 주식의 매입과 매도를 적극적으로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투운용 이홍재팀장도 “과거처럼 공격적으로 운용하다 손실률이 30∼40%나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주식을 사면 지수선물을 매도하는 등 리스크관리에 더 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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