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한화갑위원 한국기원 총재로 추대

  • 입력 2000년 12월 13일 19시 06분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의 한국기원 총재 영입을 둘러싼 기원 내부 대립이 14일 이사회 표결로 결말이 나게 됐다.

한국기원 총재 자리는 4대 총재인 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이 지난해 그룹 퇴출이후 퇴진하면서 빈자리로 남겨진 상태. 총재는 별다른 실권이 없는 명예직이지만 한국기원을 대표한다는 점과 그동안 이후락 전중앙정보부장, 김 전회장 등 영향력있는 인물들이 맡아와 바둑계에서는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 한최고위원 문제는 지난 8월 조남철 9단을 비롯한 일부 기사들이 그를 총재로 추대키로 하면서 불거졌다. 한최고위원 총재 추대를 반대하는 한국기원 집행부와 기사들은 “한국기원 회관을 새로 짓는 것이 시급한데 한최고위원은 이를 위한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라며 “정치인이 총재가 될 경우 한국기원이 정치적 외풍을 탈 수 있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총재 추대를 찬성하는 기사들은 “한국기원은 위기 상황으로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분위기를 새롭게 하고 정책적으로 바둑계에 힘이 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에는 급기야 프로기사들이 총회를 열어 ‘한최고위원 총재 추대’ 건을 놓고 투표를 하기도 했다. 투표결과, 찬성이 6 대 4 정도로 우세했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14일 바둑계 재계 언론계 인사 등 24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총재 추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과거에는 보통 만장일치 형식으로 총재를 추대했지만 이번에는 반란표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기원 관계자는 “현정권 실세인 한최고위원을 거부할 명분이 마땅치 않고 대안도 없는 상태여서 결국 총재로 추대될 것이라는 게 기원 주변의 관측”이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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