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시·울주군 "사업비 놔두고 웬 성금"

  • 입력 2000년 12월 12일 21시 39분


울산시와 울주군이 각종 공공시설물을 시민과 기업체 성금으로 설치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와 월드컵 문화시민운동 울산시협의회(문민협)는 울산 남구 옥동 월드컵경기장의 관람석(총 4만3549석)과 조경용 나무를 시민과 기업체의 기증을 받아 설치키로 하고 지난달부터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1인 1의자 갖기운동’은 10만원(1구좌) 이상 기증한 사람의 이름을 관람석에 새겨 넣어주는 것으로 지금까지 69명이 4280만원을 기탁했다. 또 경기장 주변 조경을 위한 ‘시민 헌수운동’에는 지금까지 현금 115만원과 나무 141본(505만원 상당), 1억원 상당의 조형물이 기탁됐다.

그러나 이들 시설물은 월드컵경기장 건설사업비(1500억원)에 포함돼 있으며, 특히 조경공사비는 98년 초 90억원으로 책정됐다가 지난해 5월 120억원으로 증액됐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들 사이에는 “사업비를 늘리고도 헌수운동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성금 모금액만큼 사업비를 삭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주군도 국내 해안에서 일출시각이 가장 빠른 서생면 간절곶에 예산 20억원을 들여 ‘울주군민의 종’을 설치하려다 군의회로부터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자 기업체로부터 종을 기증받기로 하고 현재 협찬사를 물색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사장 A씨는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데 공공시설물까지 성금으로 설치해야 하느냐”며 “성금을 납부하자니 부담이 되고 납부하지 않으려니 찜찜하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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