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전북 양현정 신인왕 영예

  • 입력 2000년 12월 1일 19시 23분


“아마티를 벗고 진정한 프로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올 시즌 프로축구에서 전북 현대모터스의 돌풍을 주도한 새내기 양현정(23)은 1일 신인왕에 등극했다는 소식을 전해듣자 “이영표도 훌륭한 선수인데 미안하게 됐다”며 위로의 말을 먼저 건넸다.

올 드래프트 1순위로 전북에 둥지를 튼 양현정은 신인으로는 보기 드물게 그라운드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K리그, 컵대회를 통틀어 6골 7어시스트.

양현정 플레이에 힘을 얻은 전북은 K리그에서 사상 처음 준플레이오프에 올랐고 현재 열리고 있는 FA컵에서도 4강에 올라 우승을 노리고 있다.

최만희 전북감독은 “양현정이 없었다면 전북의 돌풍은 없었을 것”이라며 “아직 아마티를 벗지 못했지만 아주 뛰어난 선수”라고 말했다. 최감독은 양현정에 대해 테크닉과 스피드, 사이드에서 문전으로 띄워주는 센터링 능력 등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모든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단 아직 빠른 템포로 이어지는 프로의 플레이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고 지구력이 떨어지는 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아 팀의 귀염둥이로 사랑받고 있는 양현정은 머리에 물도 들이고 싶어하고 코요태의 음악을 즐겨들으며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신세대. 그러나 그라운드에 서면 ‘무서운 아이’로 변한다. 성실한 생활태도와 자기관리도 철저해 ‘스타’로서의 자질을 갖췄다.

경기 동두천 사동초등학교에서 축구에 발을 들인 양현정은 6학년 때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풍생고 감독이던 최감독이 눈여겨본 뒤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을 뚫고 풍생중에 입학시켰다. 이후 풍생고와 단국대를 거치면서 청소년대표와 올림픽대표를 두루 섭렵했다.

양현정은 “신인왕타이틀은 더 잘하라는 의미로 알고 내년엔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하면서 태극마크를 달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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