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귀여운 그림이 살아있는 요정만화<디플과 클레이>

  • 입력 2000년 12월 1일 16시 23분


동화 같은 만화 <디플과 클레이>(시공사)가 출간됐다. 밝고 화사한 화보집을 연상케 하는 이 만화는 두 작가 소공과 윤공이 단짝이란 뜻의 'chum'이라는 이름을 걸고 만드는 작품. 동화 같은 이야기와 꽃 나무 동물 등 자연적 소재가 귀여운 그림과 어울려 눈을 즐겁게 해준다.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여러 소재를 곳곳에 풀어놓은 이 작품은 '수련의 숲'에 새로 이사온 요정 클레이와 그녀의 오랜 친구 요정 디플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두 주인공은 대조적이다. 디플이 마구 집안을 어질러 놓으면 클레이는 죽을 힘을 다해 치우는 식이다. 그래도 클레이는 디플을 자신보다 아끼는 나머지 디플을 좋아하는 남자요정 로카에게 질투심을 느낀다. 두 요정의 공통점은 혼혈아라는 것. 디플은 요정 아빠와 인간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고, 클레이는 그 반대다.

혼혈요정 수용지역인 '반종의 숲'을 거쳐 인재를 양성하는 '수련의 숲'에서 수행중인 이들은 슬픈(?) 태생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항상 희희낙락이다.

천사 같은 디플과 클레이가 보여주는 모습은 약간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 클레이는 함께 사는 귀여운 토끼 피코를 사랑스럽게 쓰다듬다가 갑자기 디플을 위한 점심식사용으로 잡으려 하기도 한다. 뜯어 말리는 디플을 향해 클레이가 던지는 대사가 더 가관이다.

"내가 꽃을 정성 들여 가꾸는 이유는 집안을 장식하기 위해서야. 피코를 기르는 것도 당연히 먹기 위해서지. 디플! 모든 일에는 '목적'이란 게 있는 거야. 애정 때문에 목적을 혼동해선 안돼!"

현재 단행본 1권이 출간된 <디플과 클레이>는 앞으로 요정계의 신령인 '여왕의 나무' 열매를 파이 만드는 데 다 써버린 클레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런 클레이 때문에 요정계는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술렁거린다.

오현주 <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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