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한전의 파워콤 매각, 어떻게되나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5시 53분


LG그룹이 29일 파워콤입찰에 참여하지않겠다고 공식선언함에 따라 파워콤이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포항제철에 이어 LG그룹마저 파워콤 인수를 포기,이제 파워콤을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SK텔레콤 한 곳으로 압축되게 됐다.

또 단독입찰로 2차입찰의 매각가격은 1차 입찰가격 주당 3만2000원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회사인 파워콤 매각으로 내년까지 총 4조5000억원을 마련하려던 한국전력의 자금조달계획도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다.

△LG그룹이 파워콤 입찰을 포기한 까닭=강유식 LG 구조조정본부 사장은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파워콤입찰 포기의 이유를 "IMT-2000을 주축으로 한 무선통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위해"라고 밝혔다.

앞으로 IMT-2000사업에만 3년간 총 3조2000억원의 천문학적인 자금소요가 예상되고 있어 다른 부분에 투자를 할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파워콤의 매각가격은 지난 7월 1차 입찰가격이 주당 3만22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차 입찰 에정지분 33%를 인수하기위해서는 1조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LG그룹은 최근 그룹 전체가 자금난에 빠져있다는 소문이 돌만큼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한가하게 파워콤에 1조원이상을 투여할 수 없다는 계산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파워콤을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이제 파워콤을 현실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SK텔레콤 한 군데뿐이다. 정보통신부가 파워콤을 인수할 수 있는 자격을 '기간통신사업자'로 제한하고 있는데다 기간통신사업자 가운데서 1조원이상을 투여할 기업이 별달리 없기 때문이다.

기간통신사업자에는 온세통신이나 하나로통신이 포함돼 있지만 자금력이 취약한 온세통신은 물론 하나로통신 역시 IMT-2000에 동기식 사업자로 신청해두고 있어 자금여력이 전혀 없는 상태다.

△파워콤 낙찰가격은 얼마나 될까=SK텔레콤은 낙찰가격을 한전이 희망하는 가격보다 훨씬 낮춰잡고 있어 한전이 손에 쥘 파워콤 매각가격은 당초 예상보다 적어질 것같다.

SK는 2차매각이 단독으로 이뤄질 경우 내부적으로 정한 목표가격이 2만원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에 참여할 해외업체들이 파워콤의 주당가격이 2만원이상을 넘으면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여와 희망목표가격까지 떨어지지 않으면 매각에 아예 참여하지 않겠다는 강경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반면 한전측은 1차매각 가격인 3만2000원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2만5000원이상을 받아야한다는 입장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통부가 기간통신사업자라는 파워콤 입찰자격을 완화하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SK텔레콤을 주축으로하는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응찰할 수 밖에 없고 매각가격도 1차 매각가격의 절반수준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한전의 자금조달계획은 어떻게되나=한전은 당초 파워콤매각으로 내년까지 4조5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계획대로 팔린다면 매각차익은 3조7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LG그룹의 입찰포기로 이 목표는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SK단독입찰에 따른 자금유입도 당초 계획보다 하향조절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한전측의 애로는 이미 증권가에 어느 정도 예측된 형국으로 이미 주가에 반영돼 새로운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광현 <동아닷컴 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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