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히딩크와 감독영입 협상 ‘줄다리기’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12분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준)는 외국인 감독 1순위로 꼽히던 프랑스 에메 자케 감독이 고사함에 따라 구스 히딩크(54) 네덜란드 전 대표팀 감독과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남광우 축구협회 사무국장은 23일 “가삼현 국제부장이 지난 주 네덜란드에서 히딩크와 1차 접촉을 가졌으나 수락을 받아내지 못했다”며 “가장 비중을 뒀던 에메 자케 전 프랑스감독이 (우리의) 제의를 거절함에 따라 히딩크와 다시 만나 협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축구협회 특사자격인 가삼현부장이 스포츠마케팅사인 ‘스포츠 플러스’사의 주선으로 히딩크의 에이전트와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98프랑스월드컵때 한국에 5대0 참패를 안기며 ‘오렌지군단’네덜란드를 4강에 진출시킨 장본인인 히딩크는 88년 UEFA컵 우승을 비롯, 85∼88년까지 네덜란드 명문 PSV 에인트호벤을 세차례나 리그 정상에 올려 놓은 인물.

히딩크는 축구협회와의 지난 17일 첫 접촉에서 “한국축구에 대해 잘 모르는 만큼 좀더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직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히딩크가 완전한 거부의사를 표명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 스위스에서 대리인을 만나 의사를 타진한 뒤 히딩크와 직접 접촉, 연봉과 계약금 등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할 계획이다.

현재 스페인리그 레알 베티스의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올시즌 팀이 2부리그로 탈락해 이후 거취가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히딩크 영입마저 불발에 그친다면 축구협회의 외국인 감독 영입 작업은 상당 기간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왜냐면 기술위원회(위원장 이용수)에서 자케와 히딩크 두명만을 접촉대상으로 한정했고, 불가능할 경우 다시 기술위원회를 열어 후보를 선정하기로 했기 때문.

기술위원회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요한 크루이프 전 바르셀로나 감독등 12명의 유명 지도자들을 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다.

김진호/동아닷컴 기자 j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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