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권성세 유도 남자대표팀 감독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8시 40분


지금의 한국 유도는 ‘최대 위기’에 빠져 있다. 이 상황에서 ‘선장’의 임무를 짊어진 남자 유도대표팀 권성세감독(43)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권감독은 “왜 한국 유도가 위기냐”며 반문할 정도로 자신만만하다.

그동안 유도대표팀 감독은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거나 특정 대학 출신이어야 명함을 내밀 수 있었던 게 사실. 이런 의미에서 인하대 출신에다 고교(보성고)감독만 14년째인 권감독은 ‘자격 미달’도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감독은 내로라하는 유도인들을 제치고 ‘난파선을 구할 새 선장’으로 선택됐다.

“얼마나 중요하고 어려운 시기에 감독을 맡았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두렵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84년 보성고 코치를 맡은 그 해 성곡컵에서 우승하며 모교에 37년만의 우승컵을 안긴 뒤 올해까지 14년동안 우승을 놓쳐 본 적이 없고 지난해까지 고교 대회 47연승이란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이것이 바로 그의 노하우를 말해 주는 것.

“지도자는 선수의 하인이라는 자세로 가르쳐왔다”는 권감독은 끊임없이 연구하는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최소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기술’이란 철학을 가진 권감독은 선수 체형에 맞는 기술을 개발해 선수와 함께 최선의 기술을 찾아간다. 덕분에 보성고 출신들은 기술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것. 시드니올림픽 남자 유도 대표 7명중 5명이 보성 출신이었던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닌 셈.

“저는 큰소리치는 걸 좋아합니다. 내년 세계선수권에는 7개 금메달을 모두 차지해 한국 유도가 살아 있다는 걸 확인시켜 드리겠습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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