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Science]휴대전화기는 구애수단?

  • 입력 2000년 11월 12일 20시 00분


휴대전화기는 단순히 정보통신기기일까. 영국 리버풀대가 최근 내놓은 논문에 따르면, 적어도 리버풀에 있는 술집에서 휴대전화기는 이성을 유혹하는 향수인 '페로몬' 과 같은 역할을 한다. 특히 남성이 여성을 유혹하는 수단이라는 것.

리버풀대 연구진이 23일간 영국식 술집 '퍼브' 를 찾은 손님들의 행동을 몰래 관찰, 휴대전화기에 대한 남녀간의 행태를 분석한 이 논문의 제목은 '남성들에게서 구애의 수단이 되는 휴대전화기' .

논문에 따르면, 술집을 찾은 남성들은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휴대전화기에 신경을 쓰는 비율이 남성만 있을 때보다 월등히 높았다. 즉, 휴대전화기의 위치를 옮기거나 만지작거리는 동작에서부터 수시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고 안테나를 뺐다꼈다하는 등 다양한 행태를 보였다는 것. 특히 여성과 있을 때 이런 동작을 보이는 시간이 훨씬 늘어났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대조적으로 여성은 대화를 나눌 때는 옷주머니나 지갑에 넣어뒀다가 전화를 걸 때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들의 이런 행태를 수컷 공작이 암컷 앞에서 날개를 활짝 펴는 동작에 비유한 연구진은 "휴대전화기가 통신수단의 차원을 넘어 신분을 과시하고 언제든지 '연락' 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이성에게 분명하게 전달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어떤 경로로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가에 관심을 가졌던 연구진은 그러나 휴대전화기가 실제로 이성을 유혹, 데이트까지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알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2000/11/07/science/07PHO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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