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3연승 삼보 "아직도 물로 보여?"

  • 입력 2000년 11월 9일 18시 30분


허재
프로농구 삼보 엑써스가 시즌 초반 신나는 3연승을 달리며 상한가를 치고 있다.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던 삼보는 6강에만 들면 대성공이라는 전망을 들었다. 아직 1라운드 초반이기는 하지만 이런 예상을 뒤엎는 삼보 ‘고공비행’의 추진력을 뭘까.

▽농구 9단

프로농구 ‘현역 최고령’ 허재(35)는 마치 세월의 흐름을 거꾸로 돌리려는 듯 보였다.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판대로 노련한 개인기로 위기를 헤쳐나가며 팀 전력의 핵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체력 부담으로 풀타임 소화는 무리지만 코트에 설 때만큼은 내 외곽을 가리지 않으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허재라는 이름 두자는 다른 팀에는 여전히 경계대상 1호로 꼽힌다. 3경기에서 평균 20득점의 눈부신 공격력에다 5.3리바운드, 5.7어시스트.

▽달라진 용병 기세

시즌 개막 직전 퇴출된 디온 브라운의 교체용병으로 삼보에 합류한 존 와센버그의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지난 시즌 기아에서 뛴 와센버그는 돌파력과 득점력은 뛰어났으나 어시스트 능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자신에게 패스가 연결되면 다른 선수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골대만 쳐다봤다. 그러나 삼보에서는 동료들에게 수시로 득점 기회를 열어주며 농구에 새롭게 눈을 떴다는 평가. 8일 지난 시즌 우승팀 SK와의 경기에서는 트리플 더블까지 기록해 ‘반쪽 짜리 선수’라는 꼬리표를 뗐다.

▽막히면 돌아간다

지난 시즌까지 삼보는 얇은 선수층 때문에 애를 먹었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베스트5’ 전원이 고른 득점력을 갖춰 주전 한 두 명이 파울트러블에 걸리거나 부진해도 비상구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스몰포워드 양경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미완의 대기’로 불린 양경민은 올 시즌 자신감을 되찾으며 과감한 공격과 승부를 가르는 장거리포로 코칭스태프에 믿음을 주고 있다. 또 용병 센터 모리스 조던(2m5)은 신장과 스피드를 겸비해 포스트의 위력을 끌어올렸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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