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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9일 1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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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구조조정으로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예상한 시장참가자들이 너도나도 우량채권을 사들였지만 강력한 매수세에 비해 매물은 별로 없어 국고채 통안증권 등 우량채권이 품귀현상을 빚었기 때문이다.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전일비 0.27%포인트나 폭락한 7.27%에 마감됐다.
국채선물 12월물은 전일비 무려 1.01포인트(101틱)이나 오른 101.51로 마감, 연중 최고치 경신행진을 이어갔다.
3년만기 AA-회사채수익률은 0.15%포인트 내린 8.40%, BBB-회사채수익률은 0.03%포인트 하락한 11.75%로 장을 마쳤다.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장마감후 7.20%까지 거래되는 초강세를 보였다. 전일비 무려 0.34%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전일 0.12%포인트 내린 것을 합치면 이틀간 0.46%포인트나 떨어졌다.
금리수준이 완전히 한단계 떨어진 것이다.
단기간에 급락해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수급과 펀더멘탈이 금리에 아직도 우호적이어서 추가하락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직은 반등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구조조정으로 돈이 우량은행과 우량채권으로 몰리면서 우량채권의 수급이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아건설 대한통운 대우차 부도로 경기하락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예상이 매수세에 불을 당겼다고 시장관계자들이 전했다.
IMF서울사무소장이 "지금 한국의 상황은 98년보다 어렵고 일본처럼 장기 경기침체로 갈 수도 있다"며 전례없이 강한 톤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발언을 한데다, 씨티 JP모건 등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경기둔화 가능성 및 인플레 우려가 적다는 이유를 들어 내년도 국고채금리가 7.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 것도 매수세에 힘을 실어줬다.
한국은행은 이날 1조원의 2년물 통안증권 창구판매를 했지만 수요가 몰리자 금융기관당 한도를 500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금리급락에 제동을 걸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 매수세에 자신감을 심어줬다.
시장참가자들은 대체로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 기준 7.0%가 저항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경기침체가 뚜렷해지고 인플레가 없다고 보고 통화당국이 콜금리를 내린다는 얘기가 나오면 7.0%를 안정적으로 하향돌파할 수도 있을 것"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의 채권딜러는 "우량채권을 많이 실어놓은 쪽은 팔고나서 돈을 굴릴데가 마땅치 않아 그대로 들고 있고 반등을 기다리며 장기채 비중을 줄여놓은 쪽은 금리레벨 자체가 내려와 버려 심리적으로 쫓기게 됐다"며 "시장분위기는 아직도 반등보다는 추가하락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