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라커룸]두산 팬들의 '힘'

  • 입력 2000년 11월 6일 22시 44분


경기전 라커룸에 붙어 있는 한 팬의 격려문을 봤다. '우리는 두산이 이기길 원하지 않는다.다만 1루에 전력질주하고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팬들은 만족할 것이다' 라고 써 있었다.그런 팬들 앞에서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홍원기·4차전이 끝난뒤)

"타석에서 홈관중들의 응원하는 모습을 봤다.목청이 터지도록 두산을 외치고 있었다.저런 팬들이 있다면 눈을 감고도 안타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수근·5차전 결승타를 날린뒤)

"경기전 관중석을 쳐다본다.이기건 지건 항상 우리 팬들이 많았다.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다 팬들 덕분이다." (장원진·6차전에서 연이어 몸을 던지는 호수비로 승리를 지킨뒤)

선수를 만드는 것은 팬들의 힘이다.

기적을 이뤄가는 팀 두산은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믿기 힘든 역전드라마를 펼친뒤 한국시리즈에서도 현대를 맞아 3연패뒤 3연승했다.그리고 그 뒤엔 팬들의 눈물겨운 성원이 있었다.

그들은 두산 선수들이 삼진을 당해도 박수를 보냈고 병살타를 쳐도 다음에 잘 하라고 파이팅 을 외쳤다. 최강 두산 이라는 머리띠를 두르고 한마음 한뜻으로 일사불란하게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 현대 관계자조차 저런 관중들이 부럽다 고 했다.

한국시리즈 6차전이 열린 6일 수원구장은 개장이래 처음으로 만원관중을 기록했다.올시즌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처음 있는 일.반 이상은 원정팀인 두산 팬들이었다.구단 홈페이지에 메일을 띄워 희망자를 모집한뒤 자발적으로 전세버스까지 빌려타고 수원구장을 찾았다.

아무리 절박한 상황에 처해도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끈기는 바로 팬들이 일궈낸 무기였다.

<수원=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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