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유동성 불일치 현대전자, 부채 내역은

  • 입력 2000년 11월 6일 14시 16분


현대전자의 단기 유동성 불일치는 어느 정도일까.

현대전자가 최근 시티그룹을 재무개선 경영자문역으로 선임해 단기 유동성 불일치 문제 해소와 중장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부채 만기 구조개선으로 기존 차입금 상환과 사업 현금 불일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 전자의 단기 유동성 문제는 어느 정도 이길래 이같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일까.

6일 메리츠증권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상의 부속명세서(사채명세서와 장기차입금 명세서)를 토대로 현대전자의 회사채와 장기차입금을 집중 분석한 자료를 내놓았다.

이를 토대로 한다면 현대전자가 상환할 회사채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총 4조5875억원, 장기차입금은 올 6월말기준으로 1조9974억원, 이외에도 지난해 LG반도체 인수대가로 지급해야 할 금액이 8000억원이다. 이 3가지 총 부채액은 7조3849억원.

◆ 회사채 = 올 11월에 2000억원을 시작으로 12월에 6042억원, 내년 1월 5000억원, 2월 3000억원 등 내년 3월까지 5개월동안 총 1조7542억원의 상환이 예정돼 있다.

내년 4월에는 없으나 5월 1000억원을 시작으로 11월 8300억원, 12월 5004억원 등 줄줄이 대기상태.

올 11월부터 내년말까지 갚아야 할 회사채가 총 4조1596억원(지급이자를 제외한 원금만)으로 총 잔액 4조5875억원의 91%가 향후 14개월중에 몰려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장기차입금 = 상환일자가 자세히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통상 분기 단위로 지급이자와 원금의 분할상환이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해 분석했다.

장기차입금은 회사채처럼 특정시기에 집중되지는 않았다. 올 4분기에는 1948억원, 내년 1분기에는 1845억원이 예정돼 있고 내년 3분기이후 1200억원대로 축소되는 추세.

◆LG반도체 인수 미상환액 = 지난 4월 LG반도체 인수때 인수대금 2조5600억원중 1조5600억원은 그해 7월까지 데이콤 지분 등으로 상환했다. 남은 1조원은 올 6월말부터 6개월단위로 모두 5회에 걸쳐 각각 2000억원씩 지급키로 된 상태.

지난 6월에 1회분이 지급돼 8000억원이 남아있으며 2회분 2000억원은 12월중에 LG측에 상환해야 할 입장이다.

◆평가 = 지금까지 언급된 회사채와 장기차입금, LG에 대한 미상환액 등을 모두 더해 상환일정을 보면 올 4분기부터 2004년까지 원금과 지급이자 각각 6조9712억원과 5871억원을 더해 7조5583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별로 볼 때 올 4분기에는 1조4718억원(원금+지급이자), 내년 1분기에는 1조2446억원이 도래한다.

한편 올해 부담해야 할 지급이자(단기 및 장기차입금, 회사채 전체 포함)는 3분기까지 8340억원, 4분기에 2200억원(추정치)을 합하면 총 1조540억원에 달한다.

특히 3분기까지 지급이자는 같은 기간중 현대전자 영업이익 1조2650억원의 66%에 달하는 규모다.

메리츠증권은 "현대전자의 주력인 D램과 TFT-LCD의 시황이 현재 매우 좋지 않다"며 "현대전자가 앞으로 추진할 단기 유동성 불일치 문제 해소와 중장기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