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행 김응룡감독 "지금 삼성으론 안된다"

  • 입력 2000년 10월 30일 18시 26분


서울 남영동 해태 구단사무실에서 서초동 삼성 구단사무실까지는 차로 약 40분거리.

그 길을 돌아오는데 ‘코끼리’ 김응룡감독(59)은 18년이 걸렸다. 한국시리즈 9회 우승, 최다승, 한 팀 최장수 감독 등 숱한 ‘신화’를 남기고 그는 발걸음을 이제 삼성쪽으로 돌렸다.사실상 야구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다.

[관련기사]
○김응룡감독 삼성행
○프로스포츠 감독 계약조건 비교

30일 해태 결별 선언과 삼성 입단식을 동시에 치른 김감독은 “해태를 막상 떠난다고 생각하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떠나야 할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삼성으로부터 언제 제의를 받았는가.

“여러 구단에서 제의가 있었다는 소문이 많았는데 공식적인 접촉은 삼성이 처음이었다. 24일 구단 관계자와 처음 만났다. 평소 아낌없는 투자와 야구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삼성은 매력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시리즈 9번 우승을 한 해태의 힘은 무엇인지….

“프런트와 선수 감독 코치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뭉칠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힘이다.”

―밖에선 본 삼성은 어떤 팀인가.

“프로야구는 어쨌든 이겨야 한다. 삼성의 현 전력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 투수진도 약하고 공격과 수비도 단순하다. 현 멤버론 다양한 작전 구사가 안된다.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폭적인 트레이드나 선수 보강을 할 계획이다.”

―삼성 사령탑으로 내년 목표는 우승인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는 우승할 수 없다. 현재의 멤버론 어렵다. 앞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있는 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코치진 구성은….

“프런트와 상의하겠지만 해태에서 2명 정도는 생각하고 있다. 선동렬도 투수 코치로 탐이 난다.”

―해태팬에게 한마디 한다면….

“이 자리에 있기까지는 광주팬은 물론이고 해태를 사랑하는 팬의 힘이 컸다. 어디 가든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열심히 하는 게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후임인 김성한감독이 영리하고 현역 때 야구도 잘했기 때문에서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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