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이야기]눈 다래끼, 검지 두번째마디 따주면 특효

  • 입력 2000년 10월 22일 18시 26분


결혼식을 사흘 앞둔 노처녀 안모씨(33)는 결혼 막바지 준비에 무척이나 바쁘다. 미용실에서 피부 마사지를 받는데 눈 주위가 심상치가 않다. 갑자기 따끔거리더니 열이 나고 부어오르는 것 같아 자꾸만 손이 간다. 영락없는 눈 다래끼의 초기증상이다. 안씨는 눈 다래끼가 한번 나면 눈두덩이 퉁퉁 부어서 눈뜨기 조차 어려울 때가 종종 있었다. 초기에 소염제를 먹어봤지만 덧나기만 해 자연히 낫기만을 기다린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필이면 결혼식전에 눈 다래끼라니….’

고민 끝에 속눈썹 몇 개 뽑으면 가라앉는다는 속설을 믿고 따라해봤지만 애꿎은 속눈썹만 수난을 당할 뿐 증세는 점점 심해졌다. 화농(化膿)이 안됐으니 섣불리 짤 수도 없다.

이때는 눈 다래끼를 즉시 가라앉게 하고 화농을 방지해주는 치료법을 써야 한다. 눈 다래끼가 막 나려할 때는 다래끼가 난 쪽 손의 검지를 살짝 굽혀 두 번째 마디의 엄지 쪽 끝 부분을 침이나 바늘로 살짝 찔러 피 한 두 방울을 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간’이라는 눈 다래끼의 특효 혈이다. 눈 다래끼는 위와 대장에 열이 과다하게 생겼기 때문에 나타난다. 이 때 대장 경혈인 ‘이간’을 자극해 열이 빠지게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원리다.

피를 내기가 여의치 않으면 담뱃불을 이 부위에 화상을 입지 않을 정도로 살짝 대었다가 떨어뜨리기를 수차례 반복하거나 양초의 촛농을 떨어뜨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개는 자고 나면 눈의 부기가 빠진 것을 느낄 수 있다.

눈 다래끼는 양방에서 ‘맥립종’이라 한다. 눈꺼풀 부근에 있는 여러 곳에 염증을 일으키는 균이 들어가서 생기는 일종의 부스럼이라 할 수 있다. 평상시는 물론이고 눈다래끼가 났을 때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만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

눈 다래끼가 잘 생기는 경우 음식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채소와 해조류를 적게 먹으면 위와 대장에 열이 잘 생기므로 피가 탁해지고 염증도 잘 생긴다. 요즘에는 이런 사람에게 ‘체질이 산성화됐다’고 하고 감국(甘菊)이란 한약제를 주로 처방한다. 일반적으로 눈 다래끼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서는 삼겹살 등의 지방분은 되도록 피하고 반찬의 3분의 2 정도는 야채와 해조류로 하는 것이 좋다. 02―766―2004

윤영석(춘원당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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