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화순 "고인돌群에 송전탑 안돼"

  • 입력 2000년 10월 19일 00시 08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중인 전남 화순군 춘양면 대신리 일대 고인돌군(群) 인근에 한국전력공사가 고압송전탑을 건설키로 하자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8일 한전에 따르면 화순군과 나주시 남평면, 광주 남구 일부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올 초 신화순∼화순변전소(공사중)구간의 송전선로 16.63㎞에 154∼354㎸ 고압송전탑 58기 건설공사에 착공, 내년말 완공할 예정이다.

춘양면 주민들은 20m 높이의 송전탑 20기가 청동기시대 고인돌 500여기가 밀집돼 있는 대신 3·4리 일대 지석묘군을 가로질러 마을 앞을 통과하도록 설계돼 유물 훼손이 우려된다며 노선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지역은 고인돌의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데다 200t이 넘는 세계 최대의 고인돌과 채석장이 있어 고인돌의 축조과정을 밝힐 수 있는 귀중한 유물로 평가돼 올 11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유력시되고 있다.

주민들은 “유네스코에서 송전탑 설치 계획을 알면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무산될 수 있다”며 “송전선로를 대신리 인근 야산 뒤쪽으로 우회변경하거나 송전선로를 지중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이미 한차례 고인돌군을 피해 설계변경을 한 상태”라며 “노선변경은 물론 지중화도 예산과 공사기간 문제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화순〓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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