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골칫거리 銀杏'이렇게 처리 …

  • 입력 2000년 10월 4일 22시 14분


광주 전남지역 자치단체들이 주민들의 민원사항인 은행나무 열매 채취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각 자치단체는 매년 9∼10월경 도로변 은행나무 열매를 따려는 사람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은행을 따기 위해 장대로 나무를 후려쳐 나무가 손상되거나 도로에 떨어진 열매에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기 때문.

광주 동구청은 최근 4300여그루의 은행나무 중 열매가 잘 열린 1190여그루의 은행 열매를 수의계약으로 팔았다. 수익금은 220여만원으로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인부를 동원해 은행을 따려면 인건비가 너무 많이 들어 식품업자에게 판 것.

또 광주 북구청의 경우 도로변에 1만200여그루가 있으나 심은지 얼마 안돼 은행을 딸 수 있는 나무가 200여그루에 불과해 앞으로 은행나무 관리를 잘하는 인근 주민에게 열매채취권을 주는 ‘은행 관리지침’을 최근 마련했다.

남구청은 예전처럼 열매가 저절로 떨어지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당초 구청측이 열매를 수거할 방침이었으나 열매를 맺는 은행나무가 500여그루로 많지 않은데다 정동년(鄭東年)구청장이 “열매를 물리적으로 제거하기보다 차라리 그대로 두고 자연의 섭리를 배우는 게 났다”고 만류했기 때문.

전남 여수시는 은행나무가 전신주에 닿는 것을 예방하고 열매 채취를 둘러싼 주민들간 실랑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 올 초 시내 500여그루의 은행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벌여 아예 열매가 열리지 않도록 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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