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JAZZ]일본 퓨전재즈의 신화 T-스퀘어

입력 2000-10-02 10:22수정 2009-09-22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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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화 개방이라는 흐름에 맞추지 않더라도 이젠 그들의 음악이 낯설지 않다. 불법 음반으로만 듣던 그들의 모습을 이제는 공연장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음악은 흡사 물과 같다는 것을 새삼 느껴본다.

카시오페아와 함께 일본 퓨전재즈를 대표하는 T-스퀘어가 그들의 3기(80년 후반부터)시절 명반을 국내한정반으로 출시했다. 지난 5월부터 팬들의 의견을 받아 7장의 앨범을 선정해 우리 곁에 내 놓은 것이다. 올초 기타리스트 안도 마사히로가 직접 선곡한 베스트 앨범 "Wordless Anthology 1,2,3"을 들은 독자들은 T- 스퀘어의 음악적 방대함에 그들을 다시 보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이번에 발매되는 7장의 앨범은 "Wordless Anthology 3"에 실려있는 곡의 오리지널 앨범들이 주를 이룬다.

T-스퀘어는 78년 '더 스퀘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지 벌써 20년이 넘은 고참 밴드이다. 멤버 교체와 음악적 스타일이 약간씩 바뀌기는 했지만 강약을 조절하는 기타 리프, 베이스와 드럼의 펑키한 리듬, 색소폰과 건반에서 울리는 듣기 쉬운 멜로디는 변함없다. 그리고 팀의 리더인 기타리스트 안도 마사히로가 한결같이 팀을 지키고 T-스퀘어의 중심이 되어 왔고 지금도 그 자리는 변함이 없다.

7장의 앨범을 듣다보면 기타의 안도 마사히로, 베이스의 수토 미츠루, 드럼의 노리타케 히로유키, 건반의 이즈미 히로타케는 변동이 없지만 색소폰은 이토 타케시와 혼다 마사토가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누어져 연주하고 있다.

색소폰의 차이와 각자가 작곡한 곡을 주의깊게 듣는 것도 좋을 듯하다. 1999년 7월, 그들의 두번째 공연에서 만날 수 있었던 색소포니스트 미야자키 타카히로와 건반의 마츠모토 케이지는 현재 정식 멤버로 활동중이다.

그리고 한국 팬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이 앨범 속지마다 인터뷰 형식으로 들어가 있어 T-스퀘어의 지금 모습을 볼 수 있다. T-스퀘어의 음악을 듣다보면 분명 어디선가 들어봄 직한 음악들이 무척 많다. CF나 방송의 시그널, 그리고 B.G.로 자주 쓰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그들의 음악을 처음 듣는 이들도 어색해 하지 않는다. 이런 친근함을 T-스퀘어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 새롭게 만나는 T-스퀘어의 후기명작들

록 기타리스트를 능가하는 안도의 파워와 기교를 느낄 수 있는 'Truth', 오프닝 테마가 귀에 익은 'Giant Side Steps', 한국 가수의 표절 의혹을 산 'Twilight In Upper West'가 실려 있는 'Truth'(87). 현재 이름인 T-스퀘어를 쓰기 시작한 'Wave'(89) 앨범에서는 드럼과 베이스가 강한 어택을 만드는 'Morning Star'가 스타트를 끊는다.

한국 가사가 들어간다면 멋진 가요가 될 것 같은 'Your Christmas', 수토의 슬랩 베이스가 빛을 발하는 'Dooba Wooba!!' 등이 실려있다. 퓨전 밴드인 리핑톤스의 기타리스트 러스프리맨이 공동 프로듀스하고 게스트 연주자의 참여가 많아 화제를 모은 'Natural'(90)에는 이즈미와 러스의 공동작 'Wind Song'과 리듬감 넘치는 'Happy Song', 발라드 'Last Raindrops'가 귀에 남는다.

'Impressive'(92)에는 전형적인 T-스퀘어 록 스타일 'Faces'를 시작으로 브라스가 많이 연주되어 있다. 혼다 마사토로 색소포니스트가 교체된 후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Mac's Back' 'Traffic Jam'의 브라스와 어울리는 연주에서는 왠지 세련되면서도 소박한 맛을 느낄 수가 있다.

안도의 콧수염이 등장하기 시작한 'Human'(93)에서는 편곡이 재미난 'Rainy Day Rainy Heart'와 가벼운 상념에 젖게 하는 'Play For Time',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 'Just Like A Woman' 이 추천작이다. 제목처럼 승리의 기쁨과 같은 환희를 전해주는 'Triumph', 혼다의 바람 같은 EWI 연주와 드럼 연주가 일품인 'Crown And Roses' 'Landscape' 등이 있다.

그리고 앨범마다 실려 있는 발라드곡 'The Autumn Of 75'가 "Welcome to the Roses Garden"(95)에도 실려있는데 이번 가을에 무척 어울릴 듯하다. 'Stars And The Moon'은 발매예정이다.

◇ 20년은 더 이어질 그들의 음악

T-스퀘어의 음악을 듣다보면 다소 비슷비슷한 스타일에 식상할 수도 있지만 20여 년을 넘게 크게 변하지 않는 그들의 음악성 속에서 또 다른 역사를 발견할 수가 있다. 아마 T-스퀘어는 10년 후에도 변함없는 그들의 음악을 들려 줄 것이라고 믿으면서, 즉흥연주의 유무를 가지고 재즈의 범주를 따지는 어리석은 일만은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개인적으로 안도 마사히로의 현재 모습, 하얀 머리에 콧수염이 앨범에 있는 예전 모습보다 500배는 더 멋지다.

글 / 김광현

자료제공 : MM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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