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펀드와 톱매니저]주은투신운용 백경호 사장

  • 입력 2000년 9월 25일 18시 47분


<<주식시장의 침체로 투자자들의 한 숨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그러나 ‘어둠속의 한 줄기 빛’이랄까 일부 투신운용사를 중심으로한 채권형펀드 등이 소리없이 짭잘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혼돈’과 ‘불확실성’으로 정글과 같은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은 무엇일까.자산운용사 및 투신운용사 등의 책임자들을 만나 그들의 상품운용 계획과 내역 등을 통해 투자지혜를 모아본다.>>

취임한 지 3개월이 지난 주은투자신탁운용 백경호(39)사장은 여전히 자신감에 차있다. 자신이 이끄는 주은투신운용을 업계 최고의 자리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의식도 뚜렷하다. 30대의 젊은 최고경영자(CEO)답게 변화를 빨리 수용하겠다는 의욕 역시 높다.

백사장은 작년 9월 발족된 채권시장안정기금 운용부장으로 일하다 6월 주은투신운용에 취임했다. 당초 사장에 외부인사를 영입하려 했으나 주택은행 대주주인 ING그룹이 백사장의 능력을 높이 사 ‘내부 충원’했다는 것.

CEO로서 백사장의 출발은 일단 순조롭다. 주은투신운용은 대우 관련 채권 때문에 대표적인 부실운용사로 꼽혔지만 대주주인 주택은행과 ING가 증자에 참여해 해결됐다. 최근 인기있는 비과세펀드는 주택은행을 판매창구로 삼아 수탁고를 높이고 있다.

백사장은 “과거의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 질적인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며 “주주로 참여한 ING그룹으로부터 선진적인 운용기법을 들여와 국내 시장에 접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와관련해 ING그룹에서 온 스튜어트 배리부사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업계에서는 합작 투신운용사의 경우 외국 파트너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사장은 이에 대해 “최고경영자가 확실한 방향을 제시하면 조화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은투신운용은 비과세펀드 판매를 모(母)회사인 주택은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종전 현대증권을 판매창구로 삼은 것과는 크게 변화한 것. 백사장은 “비과세펀드는 은행상품으로 생각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은행을 통해 비과세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은 안정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다”며 “이 때문에 비과세펀드의 목표수익률을 8%내외로 잡고 처음부터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사장은 앞으로 주식운용부문을 강화하고 주식형펀드 비중을 전체의 30%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주은투신운용은 총 10조여원의 수탁고중 주식형펀드가 1조4000억여원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공사채형으로 공사채형 비중이 매우 높다.

<이진기자>leej@donga.com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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