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은행주,주도주로 회생할수 있을 까

  • 입력 2000년 9월 20일 15시 00분


은행주가 다시 주도주로 회생할 수 있을까.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이 20일 오전 김정태 주택은행장과 단독으로 만나 금융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을 계기로 우량은행간 합병 가능성이 다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은행의 합병 움직임이 가시화되더라도 이제는 합병 자체보다 합병의 시너지효과가 얼마나 될 지에 투자포인트를 두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은행주는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추석 직전 "10월말 이전에 우량은행간 합병이나 통합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강한 탄력을 받으며 상승세를 탔었다.지금도 그렇지만 금융권 구조조정의 가속화가 침체에 빠진 증시에 상승모멘텀을 줄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재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주말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라는 충격파가 전해지면서 은행·증권등 금융주의 주가는 급락세로 바뀌었다.

대우차의 매각 지연으로 인한 은행권의 추가적인 부실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한화증권은 대우차의 매각지연으로 은행권이 대손충당금의 적립율을 60% 수준까지 올릴 경우 쌍용자동차에 대한 여파까지 감안하면 5700억원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은행주는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으나 20일 증시에서 은행업종주가는 오후2시30분현재 전날대비 6%이상 급등하며 타 업종에 비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주가 큰폭으로 반등한 가장 큰 원인은 시장 전체적인 지수 흐름의 호전이지만 은행 구조조정의 가속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날 대통령이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무엇보다 증시를 강조한데 이어 20일오전에는 경제장관들이 긴급회의를 열고 대우차 처리,금융시장 안정방안등을 논의했다.

그 직후 재경장관이 가장 우량은행인 주택은행장을 개별적으로 만나자 양자의 대화 주제로 주택은행의 미 뉴욕증시 상장, 채권펀드 운용등 여러 가지 사안들이 가능성들이 떠올랐다.

그중 하나가 우량은행의 합병 움직임.금감위원장이 지난8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량은행간 합병 또는 지주회사를 통한 물밑 통합 움직임이 활발한 만큼 10월말 이전에 가시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어 어떤 식으로든 은행간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은행주는 다시 합병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며 증시를 선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은행 합병 가능성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이전보다 냉정해진 것이 사실이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백종일 금융팀장은 "은행권의 합병 시나리오가 나온지 수개월이 지났으나 가시적인 진전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이제는 은행의 합병 자체보다도 합병이후의 영업전략, 구조조정 방안등 구체적인 합병 전략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 사실 자체로 주가가 오르는 시기는 이미 지났고 합병의 타당성과 적합성이 주가를 결정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중앙종금과 제주은행의 합병 발표이후 주가가 급등했다가 결국 무산되면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본 경험이 있어 합병 움직임이 은행주를 주도주로 부상시킬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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