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축구]한국 8강특명 "사모라노 봉쇄하라"

  • 입력 2000년 9월 18일 19시 33분


‘사모라노 봉쇄에 한국축구의 운명이 달렸다’.

한국축구의 숙원인 올림픽 8강행이 20일 칠레전에서 판가름난다. 2경기를 마친 현재 1승1패로 B조 3위에 머물고 있는 한국은 칠레를 꺾고 승점 3을 보태는 것외에는 8강으로 가는 다른 길을 찾을 수 없는 절박한 상황.

승부의 핵심은 ‘칠레축구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노장 이반 사모라노(33)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묶는 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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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한국-칠레감독 출사표

▽사모라노 어떤 선수?

애초 마르셀로 살라스(25·라치오)에 밀려 와일드 카드에서도 제외됐었으나 막판 살라스의 불참으로 올림픽팀에 합류했다. 98프랑스월드컵때 칠레를 16강으로 이끌었던 주역. 87년 이래 14년째 칠레대표로 활약하며 94―95시즌 스페인리그 득점왕과 97월드컵 남미예선 득점왕에 오르는등 남미가 낳은 90년대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명으로 꼽힌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2002월드컵 남미예선 브라질전(8월16일)에서는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3―0 완승을 이끄는등 남미예선 4골을 기록중이고 96년이후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에서 5년째 붙박이 골잡이로 활약중이다.

1m78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헤딩기술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문전에서의 위치선정능력이 탁월하다. 이번 대회 모로코전 헤트트릭에 이어 스페인전에서는 2도움을 기록했다.

▽누가 사모라노를 묶나

사모라노는 골문앞에서는 순식간에 수비수를 제친뒤 골을 뽑아내는 전형적인 골게터지만 스피드가 떨어지고 넓은 공간을 할용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허감독이 내세운 사모라노 전담 마크맨이 심재원. 100m를 11초4에 주파하는 준족에다 1m83의 키를 가진 심재원은 강력한 대인마크능력에다 헤딩력까지 갖추고 있어 사모라노 수비의 최적임자로 꼽힌다.

실제로 심재원은 모로코전에서 상대 스트라이커 엘무바리를 철저히 묶는 한편 활발한 오버래핑과 이영표에게 적절한 롱패스를 연결시키는등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노련한 강철과 손발을 맞출 심재원에게 한국축구가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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