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유도]정부경 "반드시 노무라에 빚 갚겠다"

  • 입력 2000년 9월 16일 23시 09분


‘14초’.

정부경(22·한국체대)은 앞으로 시드니 올림픽 유도 남자 60kg급 결승전의 14초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16일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오른 정부경.그러나 불과 14초만에 정부경은 상대인 노무라 다다히로(일본)에 한판으로 허무하게 패하고 말았다. 공격해 들어가던 정부경이 갑자기 중심을 잃고 주춤하던 사이 노무라에게 되치기를 당한 것. 매트 바닥에 던져진 정부경은 너무나 갑작스런 상황에 한참을 누워있다 겨우 몸을 추스리며 일어났다.

“노무라를 잡고 기술을 걸어보려는 순간, 왼발이 오른쪽 도복 가랑이에 걸렸습니다. 몸이 기울어져 중심을 잡지 못하는 사이를 노무라는 놓치지 않았습니다.”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할때부터 정부경은 늘 노무라를 생각했다.결론은 선제 공격.그러나 너무 서둘렀을까.의식적으로 먼저 공격해 들어가다 오히려 화를 당했다.

“노무라와는 첫 만남이었지만, 마음속에는 늘 라이벌 의식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경기 전에 벌어진 여자부 결승에서 일본의 다무라가 금메달을 따내 사기가 오른 일본을 꺾어 이번 대회 분위기를 우리쪽으로 돌려보겠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첫 금메달의 욕심도 있었구요.”

정부경은 몇 번이고 ‘다음에 노무라를 만나면 반드시 빚을 갚겠다’고 되뇌이며 아쉬운 듯 천천히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시드니〓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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