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늦깎이신인 김대의 "특명만 떨어지면 임수완무"

  • 입력 2000년 9월 7일 18시 35분


“언제나 기회만 주어지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성남 일화의 늦깎이 신인 김대의(27·사진)는 6일 열린 2000삼성디지털 K리그 안양 LG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모처럼 이름값을 한 뒤 “중요한 순간 팀에 도움이 돼 기쁘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별 것 아닐 수도 있는 이날 활약에 김대의가 흥분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길지 않은 선수생활 동안 ‘그라운드의 방랑자’로 불릴 만큼 많은 부침을 겪었기 때문. 김대의는 97년 고려대를 졸업한 뒤 프로행을 거부하면서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이후 한일은행을 거쳐 일본프로축구(J리그) 제프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와 99년에는 실업 미포조선에서 활약했고 드래프트 거부선수의 프로행을 제한하는 3년이란 시간이 지난 올 드래프트에서 마침내 국내 프로무대에 입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역경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미포조선 시절 이미 왼쪽무릎의 연골 부상이 심각하던 김대의는 성남에 입단한 뒤 동계훈련에서 부상이 재발해 수술대에 올라야 했고 그 여파가 이어지며 첫 대회였던 대한화재컵에서 다시 부상의 수렁에 빠져 그라운드를 등져야 했던 것.

부상은 다행이 꾸준한 재활과 휴식 덕에 빨리 아물었지만 팀 내에서 그가 설자리는 없었다. 팀의 노장 삼총사인 이상윤 신태용 박남열이 펄펄 나는 기량을 과시하는 바람에 교체멤버로 잠깐씩 기용되는 것이 고작이었다.

안양전에서도 김대의는 벤치를 지키다 전반 10분 이상윤이 발톱부상으로 교체되는 틈을 타 그라운드에 나선 뒤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기며 강한 인상을 심는데 성공했다. 김대의는 올시즌 K리그들어 교체멤버로만 13경기에 출장, 2골 2도움을 기록중이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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