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외국인만 쳐다보는 천수답 장세 언제까지

입력 2000-09-05 17:32수정 2009-09-22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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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연일 뜨거운 매도공세로 한국증시를 녹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5일에도 무려 1017억원어치의 한국주식을 내다팔아 사흘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매도규모는 총 4936억원 어치에 달한다.

문제는 매도공세 수위가 낮아지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

외국인들의 매도규모가 너무 큰 탓인가. 은행을 제외한 투신 증권 보험 등 기관 투자가들은 거래소에서 1628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95억원치 순매수하며 '애국심'을 발휘했다.

그러나 순매수의 대부분이 프로그램 매수(1300억원 규모)에 의한 것이어서 선물·옵션만기일을 불과 4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국 청산매물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별의미가 없는 게 사실이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향후 주가향방의 결정권은 외국인의 매매패턴에 일방적우로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천수답 장세 언제까지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를 학수고대하듯 무기력하게 외국인들이 한국주식 사기만을 기대해야 하는 '천수답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우선 국내서는 매수주체가 없다. 투신권 등 기관 투자가 역시 봇물터지 듯 쏟아져 나오는 환매요청을 견디지 못한 채 매도공세로 일관하고 있다.

지수가 크게 하락할때만 저점매수에 치중하다보니 자금 및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대우사태 이후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기관은 올들어 지난 4일까지 총 7조33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특히 작년 10월이후로 환산하면 순매도 규모는 무려 10조9700억원으로 불어난다.

개인들은 시장이 어수선한 틈을 타서 관리종목이나 저가주 매매에 골몰, 지수를 떠받치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수위가 높아지는 데 있다. 지난 7월말∼8월초에 외국인들이 13일 동안 순매도를 하는 과정에서는 이중 4일을 순매수하며 공세고삐를 조절했으나 이번에는 갈수록 매도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해 '손절매(loss cut)'하는 것이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는 대목이다.

외국인들은 이날 하룻동안 삼성전자를 61만4600여주를 내다판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이 가격대는 외국인들이 순매수했던 수준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외국증권사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나스닥지수내 반도체지수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손절매는 미처 예측하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을 꼬집는 지적도 일고있다. 외국인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에서 앞다투다 시피하면서 50만∼80만원대로 예측하고는 내다 던지는 데 대해 투자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이다.

다행히 외국인들이 주식을 판 자금을 달러로 대량 환전, 한국증시를 이탈하고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현대증권 조사부 유남길 부장은 이와 관련 "국제 뮤추얼펀드 자금의 유입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원화를 달러로 바꿔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뚜렷한 자국을 아직 없다"며 "순매도 자금은 대개 일시적으로 시장을 빠져 나간 후 단기자금으로 운용되다가 다시 증시로 롤백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매패턴이 관건이다

적어도 추석 연휴 이후 주가향방을 결정할 최대 요인은 외국인의 매매패턴임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매수주체가 실종된 상황에선 외국인들에 대한 한국증시의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사그러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31일 이후 5일 현재까지 모두 200만 여주의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가히 파상적인 매도공세를 편 셈이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에 대해 매도세로 전환한데 대한 해석도 구구하다.

국내경기 정점 및 반도체 업황 정점 논란을 비롯 △한때 58%에 육박했던 삼성전자 비중축소전략 △국내증시의 수급 불균형을 이용해 파생상품거래에서 이익을 챙기기 위한 투기적인 거래의 결과 등이 집중 지적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삼성생명의 상장이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삼성전자가 추가 자금을 부담해야 하는 등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감으로 외국인들이 매도매턴을 취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중 최저치인 지난 2월16일의 23만9000원에 근접해 있다.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의 나동익 차장은 "삼성전자에 대한 손절매 물량이 나옴에 따라 주가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이 연중 최저치 가격대에서는 기관을 비롯 개인들도 사자세력에 합류할 수 있기 때문에 큰 폭의 급락은 현실성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달말 삼성전자의 주가 동향에 큰 영향을 끼치는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8월말결산법인)의 연간 영업실적이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이 순매수하기 위한 몇가지 조건

해외증시는 안정됐다.나스닥 다우 S&P500지수 등 미국증시의 3대 주요 지수는 지난 5주연속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98년 2월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유럽증시 역시 파리증시의 CAC40지수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으며, 런던의 FTSE지수도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외국인들이 순매수와 순매도의 매매결정을 나스닥지수의 동향을 주로 활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외생(外生)악재는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증시의 침체가 해외증시에 따른 것이 아니라 금융권 구조조정 부진, 수급불균형, 현대그룹 사태 등 자체 펀더멘털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이 명확히 가시화돼야 한다.

사실 외국인들이 마냥 한국주식을 사주기만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외국인들은 대우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던 작년 10월이후 지난 4일까지 무려 15조7600여억원 어치를 주식을 쓸어담았다. 그러나 주식을 사고 또 사도 심각한 수급 불균형과 현대사태 등으로 주가지수가 밑으로 내리 꽂히자 지칠 때도 됐다는 전망이 지난달 중순께서부터 증시에 돌았었다.

주은투자신탁운용의 신세철 상무는 "무엇보다 채권시장 등 자금시장의 동요를 빠른 시일내에 안정시키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강조한다.그러면서 그는 선연휴를 앞두고 시중에 약 5조원의 자금이 방출되는 데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증시의 체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시중금리가 최저 상태로 낮아진 데에도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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