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집 어때요]'NO老시대' 인생은 70부터…

입력 2000-09-03 18:33수정 2009-09-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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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니어스타워 거주 86세 김규택씨 부부◇

한국 노인의 대부분은 아직도 삼고(三苦)의 고통을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식들 시집장가 보내고 나면 수중에 남은 돈은 얼마 안되고, 곁에 남아 있는 사람도 적어 외로움의 고통까지 뼈에 사무친다. 여기에 할 일이 없는 ‘무위(無爲)’의 고통까지 있으니 황혼의 슬픔을 어찌 짐작이나 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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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생을 편안하고 즐겁게….’

이런 모토를 내걸고 운영 중인 실버주택 ‘서울 시니어스타워’에 살고 있는 김규택(86) 신유호씨(86) 부부는 노년의 삼고를 잊은 지 오래다. 매일 남산에 산책을 나가고 틈틈이 서예와 바둑 강습을 받느라 오히려 시간을 쪼개 써야할 지경.

비슷한 연배의 할아버지 할머니 친구도 한 끼 식사로 절친한 친구가 될 수 있어 즐거움도 더하다. 5남매 가족과의 만남도 예전에 비해 오히려 잦아졌다는 게 김씨 부부의 자랑.

◇동년배 친구들 사귀기 좋아◇

▽알찬 하루 일과〓오전 5시45분. 남산으로 향하는 버스가 정문에서 출발한다. 한 시간 동안 할머니 손을 잡고 산길을 걸으면 아침운동으로는 최고. 구내식당은 식성에 따라 20여 가지의 반찬을 선택할 수 있어 좋다. 식사시간 동안 ‘이웃’에게 말을 붙이다 보면 어느새 10년 지기(知己) 못지않은 친구가 된다. 김씨는 얼마 전 밥을 함께 먹으며 친해진 이웃과 2층 기원에서 바둑으로 매일 승부를 겨루고 있다.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교양프로그램 시간. 전문강사로부터 서예나 발마사지법, 도예, 꽃꽂이, 종이접기 등을 배우고 유명 대학교수를 초빙해 교양강좌도 듣는다. 버스를 타고 고궁을 둘러보거나 쇼핑시설도 찾는다. 이도 저도 귀찮으면 영화감상실에서 최신 비디오를 보거나 노래방을 찾기도 한다.

▽의료, 법률서비스도 무료〓김씨 부부는 시니어스 타워가 함께 운영하는 인접 병원에서 최근 정기 정밀검사를 받았다.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불편한 곳이 생기기 마련이라 예방차원에서라도 건강진단은 필수. 건강진단은 물론 큰 병을 제외한 일상적인 치료는 모두 무료다.

상속이나 세금 문제를 상담할 수 있는 고문 변호사와 회계사가 있다는 것도 입주자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자식과도 상의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들을 이들 전문가와 상의해 해결하면 골치 아픈 일감도 그만큼 줄어든다.

◇한달 관리비 25만원 꼴◇

▽비용은 다소 비싼 편〓김씨 부부가 이 실버주택에 이사온 것은 3월초.

경기 일산의 48평형 아파트를 팔아 이곳 30평형에 2억7200만원을 주고 입주했다. 이 중 1억8200만원은 입주 보증금이고 나머지 9000만원은 매달 25만원씩 관리비로 감액된다. 식비와 각종 프로그램 참가비, 의료비는 매달 55만원씩(2인 기준) 별도 부담해야 한다.

김씨 부부처럼 수도권에 집이라도 한 채 있다면 모르지만 보통의 경우라면 조금은 부담되는 액수. 하지만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편안하고 즐겁게 여생을 마무리할 수 있다면 그렇게 비싸지는 않다”고 김씨 부부는 말한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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