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 美기업 사냥꾼, GM 사냥에 나서

  • 입력 2000년 8월 21일 15시 19분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 사냥꾼'인 미국의 칼 아이칸이 지난 5월 천명한 대로 세계 자동차 1위 기업인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에 대한 사냥에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주말 아이칸이 GM의 사외주 중 최소 1500만달러어치를 매입한데 이어 GM 사외주의 15%까지 매입할 의향이 있다는 사실을 통고해 왔다고 21일 보도했다. 사외주 15%는 약 53억달러어치에 이른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GM은 아이칸으로부터 이같은 통보를 지난 16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은 연방 독점금지법에 따라 상장회사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를 희망하는 사람은 실제 그 주식을 매입하기 이전에 해당회사에 그 의향을 통고하게 돼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95년 라스베이거스의 투자자인 커크 커코리안이 크라이슬러자동차에 대해 228억달러 규모 적대적 인수에 실패한 점을 들어 아이칸의 궁극적인 목표는 GM보다는 휴즈전자에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잭 스미스 GM회장의 친동생 마이클 스미스가 회장으로 있는 휴즈전자는 GM그룹내에서 가장 높은 이익을 내고 있는 계열사로서 그동안 번번이 적대적 인수설에 시달려왔었다.

작년 연말에는 언론 황제로 잘 알려진 루퍼트 머독이 '뉴스그룹'의 인공위성 사업부문과 휴즈전자를 하나의 사업체로 묶겠다고 공언한 사례가 있었다. 또 최근에는 AT&T 계열사인 '리버티 미디어 그룹'이 휴즈전자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할 의사가 있다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서를 제출, 파문이 일었었다.

금융전문가들은 경영의 귀재인 잭 스미스 GM회장이 아이칸에게 앉아서 당할리는 없다며 그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스미스 회장은 SEC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휴즈전자의 기업가치를 보전하고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스미스 회장의 이같은 언급은 휴즈전자 주가를 최대한 끌어올린 뒤 넘기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통신은 풀이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당초 2002년 중반으로 돼 있는 휴즈전자 분사(스핀오프)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한편 이들은 아이칸이 목표로 하는 GM 사외주의 15%를 사들이기 위해서는 60억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동맹세력이 배후에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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