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of the week]박지윤 4집 '성인식'

  • 입력 2000년 8월 17일 13시 54분


▶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예요.

그녀가 변했다고 한다.

청순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그녀가 이제는 번진 듯한 붉은 립스틱과 노출이 심한 의상, 그리고 유혹적인 댄스와 섹시한 목소리로 화면을 압도하자 섹시해지고 성숙해졌다고 여기저기서 그녀의 변신을 큰 이슈로 삼고 있다. 소녀에서 여인으로 변하는 것. 그것은 스무살이 넘으면,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나 하이틴 스타라는 타이틀을 가진 박지윤에게는 이번 변신이 아주 중대한 숙제였을 것이다.

박지윤이 1년 만에 소녀에서 여인으로 변신을 하여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1집을 발표할 때부터 박지윤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그녀는 보이쉬하면서도 청순함을 띤 외모와 가성을 많이 사용하는 매력적인 보컬로 묘한 분위기를 발산했고,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변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었다. 그렇다면 이번 4집이 그녀의 무한한 잠재력을 발산한 결과물이라고 하면 어떨까?

앨범 자켓을 보는 순간, 기억 속의 박지윤이 맞는지 다시 한 번 확인절차를 밟게 되었다. 섹시한 검정색 의상과 짧은 헤어스타일, 그리고 검붉은 립스틱은 그녀의 노래 분위기를 짐짓 짐작케 했고, 앨범의 북클릿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발견되는 그녀의 얼굴에서 또 다른 박지윤의 모습들이 발견되고 있었다. 4집 [성인식]은 이미 다 알려졌다시피 이전의 소속사에서 박진영의 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로 옮기면서 그녀에게는 일대변신을 시도하게 한다. 이번 음반의 프로듀서인 박진영은 청순한 소녀 박지윤을 섹시한 여인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이전 그녀의 히트곡에서 느낄 수 있었던 소프트한 댄스곡들보다는 그 동안 속으로 숨겨왔던 박지윤의 섹시함을 겉으로 드러나도록 하는 노래들을 앨범 전체에 수록했다. '소녀의 벽을 허물고 싶다' 라는 그녀의 나레이션은 그녀가 이번 앨범에서 외치고 싶은 것을 다 말해주는 듯하다.

이번 4집의 타이틀곡인 '성인식'은 동양적인 선율과 힙합 리듬이 결합된 댄스곡으로 그녀의 섹시함을 한껏 강조한 노래. '성인식'을 부를 때 그녀가 보여줄 무대는 알려진 것처럼 화려하고, 눈을 떼지 못할 정도의 파워를 발휘한다니 이제 음악 프로그램을 볼 때 그녀의 무대를 기대하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그녀를 말할 때 빼놓지 않고 말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그녀의 목소리다. 그녀의 보이스 칼라는 다른 여자 가수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목소리가 예쁘고 그렇다고 파워풀하지도 않다. 하지만 가성을 많이 사용한 듯한 그녀의 목소리는 듣는 이에게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이번 앨범에도 그녀의 목소리는 사람들의 귀를 유혹하고 있다.

예전보다는 더 풍부해진 감각과 노래 한 곡 한 곡에 집중한 그녀의 숨소리가 전달될 정도로. 그 외에도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샘플링한 '달빛의 노래', 파워풀해진 그녀의 보컬이 두드러지는 '환상', 그녀의 흐느끼는 듯한 보컬과 슬픈 가사가 가슴을 아련하게 하는 '연극', 엑스틴의 허인창이 피처링한 '꿈', 박진영과 듀엣을 한 '그댈 원했지만' 등 총 13곡을 수록하고 있다.

섹시함을 무기로 보여주는 것이 소녀에서 여인으로 가는 지름길은 아닐 것이다. 속살이 많이 비치는 의상, 그리고 섹시한 댄스 만이 그녀가 여인이 되었다는 상징이 아니듯. 이를 잘 알고 있는 그녀는 보이는 것만 섹시함으로 무장하지는 않았다. 섹시함은 단지 자신의 변신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 그녀는 자신의 음악으로 섹시함과 성숙함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박지윤은 작은 소녀에서 성숙한 여인으로 변하는 데 성공했다.

송수연 love41@tubemus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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