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Metro]뉴욕경찰 모집 광고 모델 사직에 곤혹

  • 입력 2000년 8월 14일 18시 28분


뉴욕시 경찰이 대대적인 ‘경찰모집 작전’에 돌입했다. 뉴욕타임스는 구인난에 허덕이는 뉴욕시 경찰이 부정적인 이미지 개선과 경찰 모집광고에 1000만달러를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96년 3만1000명이던 경찰 학교 지원자 수가 지난해에는 1만4600명으로 급감하면서 인력관리에 비상이 걸린 뉴욕시 경찰은 구인광고를 통해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만이 문제해결의 열쇠라고 판단했다.

광고내용은 대체로 경찰의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으로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 영어 중국어 한국어 등 6개 언어로 제작된다. 광고대행사의 캐롤린 R 존스 수석부장은 “가능한 한 모든 사람에게 그들의 모국어로 제작된 광고를 보여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시 경찰은 광고를 내기도 전에 수세에 몰리는 처지가 됐다. 광고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현직 경찰인 리처드 로마노가 ‘낮은 임금과 과도한 업무량’ 때문에 사퇴하겠다고 밝혔기 때문. 로마노는 자신의 동생이자 유명 코미디언인 레이 로마노와 함께 ‘동생은 아기용 기저귀를 소재로 삼은 농담으로 벌어먹고 살지만 경찰은 현장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내용의 광고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즉각 기자들을 상대로 로마노의 발언을 기사에서 삭제할 것을 요청하는 등 사태진화에 나섰으나 경찰노조는 로마노를 두둔하고 나섰다. 노조대표인 패트릭 J 리치는 “경찰에 대한 좋지 않은 분위기가 팽배하고 낮은 임금 때문에 고생하는 상황에서 로마노의 발언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이미지 개선작전이 시작부터 뒤틀리고 있는 것이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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