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강세기조 내주 중반까지 이어질 듯

  • 입력 2000년 8월 10일 17시 24분


현대 문제가 가닥을 잡아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력히 형성되고 있다.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옵션 만기일임에도 장 막판에 오히려 프로그램 매수세가 몰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 악재가 증시에 이미 충분히 반영돼 투자자들이 이제는 현대 문제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어 적어도 내주 중반까지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세장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종목으로는 그동안 낙폭이 컸던 삼성전자,SK텔레콤등 대형 우량주와 우량한 현대 계열주, 금융주등이 꼽히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 본격화

10일 옵션 만기일은 평소와 전혀 다른 내용의 장을 연출했다. 프로그램 매수물량이 장 막판에 쏟아져 나와 주가를 10포인트나 끌어올린 것이다. 이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9.05포인트 오른 729.28을 기록했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는 오후2시30분까지만 해도 프로그램 매도 물량은 1600억원에 달하는 반면 프로그램 매수 물량은 322억원에 불과했다.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많았지만 외국인들이 1724억원이나 순매수하며 매물을 소화해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막판에 프로그램 매수가 1300억원이나 나오면서 주가가 한단계 더 끌어올렸다.

이날 장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들이었다. 지난8일 600억원, 전날에는 1191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들은 이날 순매수 규모를 1726억원으로 확대하며 장세를 주도했다.

현대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현대문제가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SK텔레콤등을 중심으로 한 기술주의 비중 축소를 마무리하고 다시 '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확대할 경우 V자형의 급반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화증권 박시진 시황분석팀장은 "미국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외국인들이 순매수 규모를 늘리는 원인"이라며 "현대 문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 내주 중반까지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외국인들이 최근 핵심 대형주의 경우 박스권을 정해놓고 일정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매수하고,오르면 파는 'Range Trade'양상을 보이고 있고 미국 나스닥시장이 오는 22일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FOMC(공개시장위원회)의 개최를 앞두고 다음주 중반이후 관망세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등은 외국인의 매수세 확대에 한계가 있을 것임으로 나타내는 재료들이다.

미 FRB(연방준비이사회)가 이달에는 금리를 안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최근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하고 있는 나스닥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문제는 해결 과정으로 접근

현대는 당초 이번주중 내놓기로 한 계열 분리 방안을 자구책과 함께 오는 18일경 함께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이 기대했던 현대 해법의 조기 처리가 일주일 정도 지연된 셈이다.그러나 증시에서는 이 재료가 알려진 뒤에도 악재로 작용하지 않고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에대해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들이 국내 경제의 펀드멘탈에 비해 현재 주가가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하면서도 현대문제가 악재로 작용했는데 최근에는 현대문제를 해결되어 가는 수순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 현대 사태로 인한 악재요인이 그동안 주가가 급락하면서 대부분 반영됐는데 이제는 시장의 요구가 명확해지면서 현대도 이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가 어떤 내용의 자구책을 내놓을지에 따라 증시가 다시 출렁거릴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으나 적어도 현대의 내용이 나오기 전인 내주 중반까지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블루칩과 현대계열주에 관심

주가지수가 급반등할 때는 단기 낙폭 과대주가 선도주 역할을 한다고 보면 종합주가지수가 7월중순 770선에서 최근 660대까지 떨어질 때 급락한 삼성전자,SK텔레콤 등 대형 블루칩 종목이 이번에는 반등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오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경우 40만원선이던 주가가 최근 27만원까지 떨어졌었고 SK텔레콤도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해 가격 메리트가 생겨 외국인들이 특히 이들 종목의 매수규모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계열주 등 이미 분리된 현대산업개발,현대백화점 등과 계열분리가 확실시되는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등의 종목도 현대문제가 해결 수순에 들어갈 경우 그동안의 낙폭을 만회하는 수준으로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은행·증권등 금융주도 현대 계열주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현대사태로 낙폭이 컸다는 점에서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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