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현대문제 가닥잡히면 금융주가 최대 수혜주

  • 입력 2000년 8월 9일 17시 29분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가 증시의 분위기를 바꿨다. 현대문제를 조속 처리한다는 정부 방침에 회의론에 휩싸였던 투자 심리가 살아나면서 옵션 만기일의 프로그램 매도물량 부담도 크게 줄어들었다.

현대 해법이 가닥을 잡아갈 경우 최대 수혜주는 은행등 금융주라는게 대체적인 분석. 따라서 바닥이 확인될 경우 금융주를 중심으로 낙폭 과대 블루칩 종목과 실적 호전주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다만 주가의 추세 반전은 현대의 해법이 나온 후에나 명확해지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추기에는 아직 빠르다는 지적도 설득력있게 들린다.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에 화답한 증시

현대문제를 조속히 처리하라는 대통령의 한마디가 증시를 끌어올렸다. 새 경제팀의 미적지근한 현대문제 대응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던 증시는 정부가 강경 방침으로 선회하자 9일 종합주가지수가 44.15포인트나 급등, 710.23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1193억원규모를 순매수하며 장을 이끌었다.

거래소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비웃으며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1236억원이나 나왔다.프로그램 매도물량은 229억원에 그쳤다.

정부의 강경 방침으로 현대가 이번주 안에 계열 분리등 자구방안을 내놓기로 함에 따라 10일 증시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화증권 윤형호 기업분석팀장은 "바닥을 확인해가던 과정에서 현대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등 모멘텀 역할을 했다"며 10일 증시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동원증권 정동희 애널리스트는 "지난 2일이후 거래규모 자체를 크게 줄이며 몸조심했던 외국인들이 이날 1200억원가까운 매수 우위를 보인 것은 정책의 불확실성이 제거된데 따른 안도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거래소시장은 이날 2억9542만주의 거래량을 기록해 거래규모에서 지난2일이후 일주일만에 코스닥시장(2억4800만주)을 앞섰다.정 애널리스트는 현대 해법이 제시되면 무게중심이 다시 거래소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상승 기조가 이어질지 여부는 결국 현대의 자구대책 내용에 달려있다.

정부도 현대에 계속 경고하고 있지만 계열분리 방안등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투자자들은 다시 등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윤팀장은 "9일의 주가 상승은 단기적으로 낙폭이 과대한 상황에서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보여준 것이고 상승 기조의 연속성 여부는 현대가 구체적인 안을 내놓은 이후에나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증권 박재훈 애널리스트도 "9일 주가의 급등은 이번주초 670선대에서 기술적 반등을 시도하다가 새 경제팀에 대한 실망감으로 다시 꺽이면서 극도로 냉각된 체감지수가 반작용하면서 나온 것"이라며 20일 이동평균선이 걸려있는 740대의 돌파 여부는 현대의 자구안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옵션 만기일 부담은 '미풍'으로 약화

옵션 만기와 관련된 프로그램 매도물량은 1300억원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옵션 만기를 틈탄 선물관련 프로그램 매도물량까지 합할 경우 실제 나올 물량은 1700억∼3000억원까지 추정되고 있다.

증시가 약세를 보일 경우 이물량은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9일의 강세가 10일까지 이어질 경우 외국인과 개인들이 이 물량을 소화하면서 프로그램 매물 부담은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양증권 박 애널리스트는 "증시가 강세를 유지할 경우 9월물로 Roll-over되는 물량이 많을 것이고 매물로 나오는 것도 소화가 가능해 프로그램 매도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장 초반 나올 경우 주가가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고 장 막판에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대거 나올 우려도 배제할 수 없어 장세 흐름에 대해 장중내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주에 관심을

현대 문제가 가닥을 잡아 주가 흐름이 강세로 전환될 경우 가장 수혜주는 은행등 금융주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현대문제가 불거지면서 가장 피해를 본 종목이 금융주이기 때문이다.

살로먼스미스바니환은증권의 전용배 국제영업부장은 "바닥이 확인된 후 투자 종목은 은행등 금융주와 블루칩 종목중 낙폭 과대주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가 계열 분리를 통해 계열사간 고리를 끊고 자구 방안을 찾을 경우 은행들의 추가 부실 위험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동원증권 정 애널리스트도 "현대문제가 가닥을 잡으면 은행·증권등 금융주가 다시 테마군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또 시장 분위기가 호전될 경우 오는15일쯤 발표된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 발표가 상승 모멘텀 역할을 할 수 있어 그동안 낙폭이 컸던 실적 호전주에도 관심을 가질만하다는 분석이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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